대구의 초'중'고교 427곳 가운데 100m 직선 트랙이나 200m 타원형 트랙을 만들 수 없는 학교가 237곳으로 나타났다. 전체 55.5%다. 이 가운데 10곳은 체육관과 운동장을 합해도 체육장 기준 면적에 못 미쳤다. 이 때문에 넓은 공간이 필요한 축구와 같은 운동은 정상적으로 하기가 불가능하다. 실제로 시지고는 축구 골대 사이 거리가 50m밖에 되지 않고, 상인고는 달리기를 할 수 있는 직선 트랙이 50m를 겨우 넘어 자칫 부상 위험도 크다.
학교 운동장이 좁은 이유는 복합적이다. 우선 정부가 학교 부지 규모를 일괄적으로 정해 허가하기 때문에 교실 동과 체육관 등 여러 시설과 함께 넓은 운동장을 만들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또 대개 새 아파트 건설 지역에 만드는 신설 학교는 건설업자와의 마찰 때문에 운동장이 줄어든다. 학교 건설비가 건설업자 부담이어서 아파트 부지를 조금이라도 더 확보하려는 이해관계가 엇갈려서다. 대구시는 규정보다 학교 부지를 20~30% 늘리는 선에서 협상한다는 해명이지만 기본 규정이 최소 면적이어서 큰 효과는 없다.
최근 체육 활동이 왕따나 학교 폭력을 줄이는 대안으로 떠오르면서 중학교는 체육 시간이 크게 늘었다. 그러나 운동장이 좁아 정상적인 체육 활동을 하지 못하고, 운동회 때는 넓은 이웃 학교를 빌려 사용하는 곳도 있다. 좁은 운동장 문제를 해결하려면 정부와 지자체, 교육청이 함께 나서야 한다.
정부는 허가 기준 면적을 넓히거나 여건에 따라 유동성 있게 조정해야 한다. 또 지자체와 교육청도 학교를 건설할 때 최소한 100m 직선 달리기나 축구는 할 수 있는 운동장을 확보해야 한다. 기존의 학교도 전수조사로 실태를 정확하게 파악해 유휴지나 불필요한 공간을 줄여 운동장을 넓히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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