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학력 실업자가 공장 취직하겠나…IT산업 키워 고급인력 흡수해야
화제를 바꿔 대한민국의 장래에 대한 고언을 들려달라고 했더니 그는 '1-3-10 인생헌장' 이야기를 꺼냈다. '1'은 인생의 목표이고, '3'은 '나'남'일'이다. '나'는 스스로 자신을 관리하고 경영하는 것이고, '남'은 사람들과 관계를 원만하게 유지하는 것이다. '일'은 합리적인 문제 해결을 뜻한다. 이 세 분야마다 꼭 실행할 3가지 과제를 정하고 여기에 '효도'를 덧붙이면 10가지 세부 실천항목이 된다.
"우리나라의 GDP가 늘어났다고 선진국이라 자신할 수 있습니까? 저는 얼마 전 고등학생들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서 '10억원을 주면 교도소에 갈 수도 있다'는 학생이 40%가 넘는다는 뉴스를 보고 정말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사춘기 아이들이 방황하고 성적이 우수한 대학생들마저 자살하는 것은 인생의 큰 목표가 없기 때문입니다. 나는 누구인지, 무엇을 위해 살 것인지 목표를 세우는 게 중요합니다. 그리고 나서 자신의 꿈을 향해 나아가다 보면 답을 찾게 됩니다."
그는 한국 벤처 1세대 다운 당부도 잊지 않았다. "IT산업은 모든 산업의 뿌리입니다. 휴대전화는 말할 것도 없고, 배 만드는 데에도, 자동차 만드는 데에도 소프트웨어 기술이 절대적입니다. 앞으로 국가경쟁력은 IT가 좌우한다고 보면 됩니다. 그런 점에서 지난 정부에서 정보통신부와 과학기술부를 없앤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말하는 '창조경제'에 대해서는 잘 모릅니다만 우리가 선진국으로 가는 핵심 정책은 IT에 있다고 봅니다. 고학력 실업자가 넘쳐나지만 이들이 농사를 짓겠습니까, 공장에 취직하려 하겠습니까? 이들을 산업 현장으로 끌어들이는 방법은 IT 밖에 없습니다."
팔십의 나이가 무색하게 열변을 쏟아내는 노신사의 모습에서 인생 2막의 모범사례를 찾은 듯했다.
글'사진 이상헌기자 davai@msnet.co.kr
◆이용태 이사장은=1933년 영덕에서 태어났다. 서울대 물리학과를 졸업한 뒤 이화여대 교수를 지내던 중 유학을 떠나 미국 유타대에서 이학박사를 취득했다. 1980년 삼보컴퓨터를 세웠으며 건국대학교 석좌교수, 대통령 자문 교육개혁위원회 위원, 전경련 부회장, 학교법인 숙명학원 이사장 등을 지냈다. 그는 "대학교수가 되기 전에도 초등학교와 고등학교 교사, 학원 강사를 해봐 인성교육에 원래 관심이 많았다"며 "기업 경영에서 손을 떼고 난 뒤 평소에 하고 싶었던 일을 시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가 금과옥조처럼 여기는 가훈은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지고 밑져라'는 선조들의 말씀이다. "500년 넘은 영덕의 고향집은 기와지붕을 이으면서 앙토를 안 해 나무와 새끼줄이 그대로 드러나는 미완성 상태"라며 "끝장을 보지 말고 여유를 두라는 선조들의 가르침을 지키려 노력한다"고 했다. '정보사회 정보문화', '컴퓨터가 세상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 '좋은 엄마가 되고 싶다' 등 10여 권의 저서가 있다.
이상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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