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모(35'여'대구 수성구) 씨는 지난달 28일 가족과 함께 대구 달성군 한 놀이공원에 갔다. 박 씨는 공원 안 어린이 승마체험장에서 일곱 살인 자신의 딸에게 승마체험을 시켰다. 안장이 흔들거렸고 안전모나 무릎보호대 같은 안전장비 없이 딸을 말에 태우는 것이 불안했지만 운영요원이 말 고삐를 잡고 있었기 때문에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딸이 말을 타고 승마체험장을 한 바퀴쯤 돌았을 때 안장이 심하게 흔들리더니 딸이 갑자기 말에서 떨어졌다. 박 씨의 딸은 다행히 크게 다치지는 않았지만 박 씨는 왜 안전장비를 제대로 갖추지 않은 채 승마체험장을 운영하고 있는지 따졌다. 박 씨는 "아무리 어린이가 탈 수 있을 정도의 작은 말이었지만 동물이 제대로 통제가 안 될 경우에는 크게 다칠 수도 있다"며 "기본적인 안전장비도 갖추지 않은 채 승마체험장을 운영하는 놀이공원 측의 안전 불감증에 화가 났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승마체험장 운영 관계자는 "어린이 승마체험장에 사용되는 말은 키 60㎝의 작은 말로 말 위에서 떨어져도 어린이가 크게 다치지는 않는다"며 "안전에 충분히 신경 쓰면서 운영하고 있지만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 쓰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이용객들에게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대구 시내 일부 놀이공원의 안전 불감증이 심각하다.
최근 전북 전주의 한 키즈카페에서 놀던 일곱 살 여자 어린이가 안전관리 소홀로 인해 숨진 가운데 어린이날을 앞두고 지역 놀이시설에 대한 안전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기자가 어린이날을 앞두고 어린이들이 즐겨 찾는 대구 시내 놀이공원을 둘러본 결과 놀이기구를 관리해야 하는 안전요원이 자리를 비우거나 출입을 확인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지난달 30일 대구 수성구의 한 놀이공원. 10여 개의 놀이기구가 있었지만 놀이기구를 운전하는 부스에는 사람이 없었다. 놀이기구를 타기 위해 매표소에서 표를 구입하자, 매표원이 무전으로 "놀이기구에 손님이 가고 있다"고 말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무전을 받은 운영요원이 놀이기구로 와 입구를 열고 놀이기구를 운영했다.
이 놀이공원 관계자는 "놀이공원 안에 있는 몇몇 놀이기구는 개인사업자가 운영하다 보니 손님이 없으면 운영을 안 하고 손님이 있을 때만 운영요원이 나온다"며 "손님이 많을 때는 사람을 늘려서 안전에 더 신경 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달성군에 있는 놀이공원도 마찬가지. 이 놀이공원은 나무와 나무 사이를 와이어와 로프를 이용해 공중에서 이동하면서 즐기는 놀이기구를 운용하고 있다. 추락 위험성이 높기 때문에 항상 안전요원에게 이용 교육을 받은 뒤 즐길 수 있다. 하지만 지난달 30일 이곳에는 1명의 안전요원이 입구를 지키고 있었고, 기자가 시설물 이곳저곳을 돌아다니고 설치된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도 제지하는 사람이 없었다.
이에 대해 놀이공원 측은 평일에는 이용하는 사람이 많지 않아 인원을 축소해 운영하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이 놀이공원 관계자는 "안전요원이 계속 순찰하면서 관리하고 있다"며 "어린이들이 호기심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인솔하는 학교 측에 협조를 요청하거나 입구 쪽 관리자가 어린이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화섭기자 lhssk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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