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시대, 위험해도 수익 좋은 '인컴펀드' 인기

입력 2013-04-30 07:54:59

주식과 채권사이 수익률 기대…15개월 만에 3조 몰려 10배↑

저금리 시대, 인컴펀드(income fund)가 투자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인컴펀드는 채권, 고배당주 등에 투자해 이자, 배당 등의 수익을 주로 추구하는 금융 상품이다.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투자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주식보다 투자 위험이 낮고 은행 금융상품보다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고령화로 은퇴 후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진 점도 인컴펀드가 주목받는 원인이 되고 있다.

◆돈이 몰리는 인컴펀드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 출시된 인컴펀드는 주식형, 채권형, 혼합형 등 다양한 투자 전략을 구사하고 있지만, 주를 이루는 것은 해외 혼합형이다. 해외 채권'배당주'부동산 등에 분산투자하는 해외 혼합형이 전체 설정액의 과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대부분 배당 성향이 높은 외국기업 주식이나 외국의 하이일드 채권 펀드에 돈을 맡기는 재간접형 펀드다.

수익률도 나쁘지 않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에서 운용되는 설정액 10억원 이상 인컴펀드의 최근 1년 평균 수익률은 4.99%로 2%대의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보다 높다. 특히 미래에셋브라질멀티마켓증권자투자신탁UH(채권혼합-파생형)종류C-I의 올 수익률(4월 11일 기준)은 11.56%에 달했다. 하나UBS글로벌에셋셀렉션해외증권투자신탁(주식-재간접형)종류C와 프랭클린템플턴글로벌증권투자신탁(주식혼합-재간접)의 올 수익률도 각각 5.74%와 5.63%를 기록했다.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는 장점 때문에 인컴펀드에 돈이 몰리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설정액 10억원 이상 국내 인컴펀드에 올 들어 7천700억원이 넘는 돈이 몰렸다. 인컴펀드 설정액은 2011년 말 2천141억원에서 지난해 말 1조2천159억원 급증한데 이어 올 3월 말에는 2조975억원을 기록했다. 1년 3개월 만에 설정 규모가 10배로 뛰었다.

인컴펀드가 인기를 끌면서 관련 상품 출시도 줄을 잇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최근 3개의 인컴펀드를 추가로 설정하는 등 올 들어 9개 운용사가 14개의 인컴펀드를 새로 만들었다.

이에 대해 이희동 미래에셋증권 상품기획팀 연구원은 "예금 금리가 2%대로 떨어지고 저성장과 노령화라는 키워드가 이어지면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기 어려워졌다. 예금 금리 이상의 수익을 노리는 투자자와 위험성이 높아 주식 투자는 꺼리지만 채권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는 투자자들의 요구가 인컴펀드의 목표와 맞아떨어지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섣부른 투자는 금물

인컴펀드가 국내 펀드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에 불과하다. 인컴펀드가 이제 뿌리를 내리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운용사들의 운용 능력을 고려한 투자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인컴펀드가 속한 투자펀드의 운용 성과를 확인하면 인컴펀드 수익률도 예측할 수 있다. 또 재간접형 펀드의 경우 운용 보수를 두 번 내기 때문에 통상 보수가 높은 경우가 많다. 보수 역시 꼼꼼하게 따져본 뒤 상품을 선택해야 한다.

투자성향에 따라 상품 선택도 달리해야 한다. 수익성을 중시하는 투자자라면 해외 주식 및 주식혼합형 인컴펀드가 적당하다. 주식형 인컴펀드의 투자 위험 등급은 1등급으로 매우 높지만 높은 수익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식투자에 따른 위험을 낮추려면 해외 채권혼합형이나 채권형 인컴펀드를 알아볼 필요가 있다. 채권혼합형은 주로 국내외 채권에 투자하면서도 고배당주 등을 편입해 수익률을 높인다.

또 인컴펀드가 일반 주식형 펀드보다 안정적이라고 해도 손실 위험이 상존하는 만큼 투자 지역의 정치'경제적 위험 및 환율 변동성 등도 고려해야 한다. 인컴펀드가 주로 해외 펀드를 투자 대상으로 삼기 때문에 국내 주식형 펀드와 달리 배당소득세(15.4%)를 내야 하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황진수 하나대투증권 웰스케어센터 부부장은 "인컴펀드가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한다고 해서 손실 위험이 없는 펀드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고배당이 이뤄지지 않거나 글로벌시장이 악화될 수 있는 등 여느 투자상품과 마찬가지로 항상 위험이 따를 수 있다"고 말했다.

배성진 현대증권 연구원은 "인컴펀드의 경우 투자된 지역과 상품이 다양해 여러 가지 변수를 감안해야 한다. 대표적인 것이 환율 변동에 따른 위험, 특정 국가의 정치적 위험 등이다. 국내에 출시된 인컴펀의 성과 차별화가 아직 검증되지 않은 점을 감안해 각각의 인컴펀드가 추구하는 전략도 펀드 선택의 중요한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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