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도 등 지역 3개업체 망연자실…바이어 주문 끊기고 재고 바닥
정부가 결국 '개성공단 체류인원 전원 철수'라는 강경책을 꺼내면서, 그동안 개성공단 사태가 해결될 것으로 기대했던 123개 입주 기업들은 정부의 결정에 망연자실하고 있다. 특히 피해 대책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았다며 정부의 대책을 촉구했다.
통일부는 26일 성명서를 통해 "27일 오후 2시에 11명이 6대의 차량을 이용해 귀환하고 오후 2시 30분에 116명이 69대의 차량을 이용해 귀환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27일 오후 우리 측 인원 127명이 1차로 철수한다. 일단 정부는 기업 주재원을 중심으로 27일 오후 1차 귀환 절차를 진행한 뒤에 29일 오후 남아 있는 관리인원 등을 중심으로 2차 철수를 추진할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의 발표가 나오자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은 '참담하고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였다. 개성공단기업협회는 이날 '대한민국 정부 성명에 대한 개성공단기업협회 입장'을 내고 "개성공단 입주 기업 모두는 개성공단의 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해 왔다"며 "지난 10여 년간 피땀 흘려 오늘의 개성공단을 이룩했는데 그 노력이 중단돼 참으로 참담하다"고 했다.
특히 그동안 개성공단에 투자한 금액을 한꺼번에 날릴 수 있다는 입주 기업들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한재권 개성공단기업협회장(서도산업 대표)은 "기업들이 철수를 하면 당장 다음 주 월요일부터 바이어들의 클레임이 이어질 것이다"며 "입주기업의 피해는 수조원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입주 기업들은 정부 조치를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이고 철수 준비를 하고 있지만 이번 조치의 의도가 무엇인지 의문을 갖고 있다"고 했다.
한 입주기업 대표는 "그동안 개성공단에 있는 재산을 지키기 위해 위험을 감수하고 최소한의 인원이 남아있었다"며 "이들의 노고를 무시하고 피해 기업의 대책은 제대로 세우지 않은 채 철수하라고만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역 기업들의 피해도 만만찮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서도산업과 웅피케이스, ㈜평안 등 3개 지역 기업이 개성공단에 입주해 있다. 서도산업 1명을 제외한 현지 체류 인원은 전원 복귀한 상태지만 웅피케이스와 평안은 개성공단에 생산 설비를 갖추고 있어 당장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웅피케이스는 벌써 몇몇 바이어의 주문이 끊겼으며 다음 달이면 재고도 바닥날 것으로 알려졌다. 침구류를 생산하는 평안은 대형마트 납품이 제대로 되지 않아 월 매출이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이곳 관계자는 "지금의 피해도 피해지만 앞으로가 더 걱정이다"며 "그동안 정부를 믿고 버텼는데 제대로 된 피해보상책도 세우지 않고 철수 결정을 내릴 수 있느냐"고 하소연했다.
노경석기자 nks@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홍준표, 정계은퇴 후 탈당까지…"정치 안한다, 내 역할 없어"
세 번째 대권 도전마저…홍준표 정계 은퇴 선언, 향후 행보는?
[매일문예광장] (詩) 그가 출장에서 돌아오는 날 / 박숙이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