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해외서도 주문 잇따르지만 정작 대구 지자체는 무관심 '서운'
김창환(사진) 회장은 골반뼈가 부러져 지팡이를 짚고 다닌다. 그는 왼발도 의족이다. 하지만 지팡이를 짚기 전까지는 비장애인과 다를바 없는 모습을 보였다. 2000년에는 걸어서 백두산 천지에 오르기도 했다.
김 회장이 다리를 잃은 것은 중학교 시절. 초등학교 시절 총명했던 그는 중학교를 다니면서 집에서 20km나 떨어진 거리를 자전거로 통학했다. 그러던 중 등교하는 자신을 트럭이 들이받았고 왼쪽 다리를 잃었다.
김 회장은 "왼발이 없다는 사실에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힘들었다"며 "어머님의 정성으로 힘을 얻어 피나는 노력을 거친 결과 정상인처럼 두 발로 설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후 김 회장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긍정적으로 세상에 도전했다고 했다. 그는 "내가 혈혈단신 대구에 와서 기반을 잡을 수 있었던 것도 어릴적 고난을 이겨내면서 강해졌기 때문이다"며 "도전정신도 그때부터 커졌다"고 말했다.
1971년 대구로 넘어온 김 회장은 대한통운에 근무하며 물류 수송 및 하역, 집배 과정 등을 익힌 그는 총무부장을 끝으로 과감히 사표를 내고 자신의 사업을 시작했다.
김 회장은 "학연, 혈연관계를 중시하는 대구에서 사업가로 성공하기까지 수많은 고난이 있었다"고 말했다.
역경을 이겨내고 지금의 자리에 오른 김 회장은 자신과 처지가 비슷한 장애인들을 돕는데 앞장서고 있다. 운동을 좋아하는 그가 장애인의 체육활동을 돕는 이유도 다 거기서 나온다. 그는 "내가 장애인이지만 지금의 자리에 선 것처럼 다른 장애인들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만 가지면 얼마든지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타지에서 대구로 넘어와 사업가로 성공한 김 회장은 대구시가 지역 기업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광촉매를 이용한 종량제 봉투가 획기적인 아이디어로 일본 등 해외시장을 붙잡은 것은 물론 수도권과 타지역 기초단체에서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있지만 대구시에는 적용하는 곳이 거의 없다는 것.
"지역 기업이 만든 우수한 제품을 앞장서서 사용해줘야 하는 것 아닙니까."
김 회장은 같은 가격에 오히려 소비자들이 더 만족하는 제품이 지역에서만 무시당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남구 지역에 극히 일부 제품을 판매하는 것 말고는 하나도 없다"며 "사업하는 사람으로서 지역 기업을 홀대시하는 지자체를 보면 떠나고 싶은 생각도 든다. 지금이라도 지자체가 지역 기업에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노경석기자 nks@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홍준표, 정계은퇴 후 탈당까지…"정치 안한다, 내 역할 없어"
[매일문예광장] (詩) 그가 출장에서 돌아오는 날 / 박숙이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세 번째 대권 도전마저…홍준표 정계 은퇴 선언, 향후 행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