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고나 신병을 이유로 온 가족이 한꺼번에 목숨을 끊는 비극이 잇따르고 있다. 실직이나 가족 구성원의 병마로 인해 삶의 희망을 잃고 가족 모두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이다. 어저께 대구 중리동에서 실직 상태의 40대 가장이 쌍둥이 두 아들과 함께 숨진 채 발견된 것도 복지 전달 체계에서 소외된 채 어렵게 생계를 꾸리다 동반 자살로 생을 마감한, 한 가정의 비극이다.
지난 1년간 온 가족이 함께 자살하거나 시도한 사례는 대구서만도 모두 4건에 이른다. 지난해 11월 대명동에서 투병 중이던 40대 여성이 10대 두 딸과 함께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였으나 오랜 기간 병마에 시달리다 자녀와 함께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한 것이다.
안타까운 것은 각종 사회 안전망의 도움조차 받지 못한 채 힘겹게 생활하다 막다른 길에 이르면서 동반 자살을 선택한 경우다. 도움의 손길이 절실한 가구를 적극적으로 찾아내 가능한 모든 도움을 줄 수 있었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었을 것이다. 불행히도 현행 복지 시스템의 규정에 얽매이다 보니 정작 어려운 가정이 방치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몇 년 새 복지 분야 행정 수요가 폭증했다. 하지만 사회복지 담당 인력은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복지 행정의 사각지대가 좀체 줄어들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일부 저소득 계층은 여전히 복지 혜택에서 소외되거나 방치되는 결과를 낳고 있다. 정부는 사회복지 인력 부족 등 구조적 문제점을 시급히 보완해야 한다. 또한 사회'종교단체 등 민간 부문과 연계해 복지 혜택에서 소외된 가정을 찾아내는 데도 힘을 쏟아야 한다. 현행 사회 안전망으로는 생활고로 인한 한 가정의 비극을 막기 힘들다. 보다 촘촘한 사회 안전망 구축과 복지 시스템 개선을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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