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와 따로노는 국내 휘발유값

입력 2013-04-10 10:16:37

소비자모임 "유통비용 떠넘겨"

'휘발유값 오를 때는 쭉쭉, 내릴 때는 찔끔'

3월 들어 휘발유 가격이 내림세를 보이고 있지만 국제유가와의 비대칭성은 여전히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유가가 하락할 때는 국내 휘발유 가격이 상대적으로 천천히 내려가고, 국제유가가 오를 때는 인상분보다 더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9일 기준 전국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ℓ당 1천963.53원, 대구지역 평균은 1천935.38원으로 나타났다. 국내 휘발유 판매가격은 내림세로 전환된 3월 6일 이후 한 달 여간 30.06원 내렸지만 지난 2월 1일부터 3월 6일까지는 74.07원 상승했다.

소비자시민모임(소시모)은 2월에 정유사들이 국제 휘발유 가격보다 공장도 가격 기준으로 ℓ당 11.46원 더 많이 인상했고, 내림세를 보인 3월에는 34.37원 더 적게 인하했다고 지적했다.

소시모는 "한 정유사의 경우 2012년 하반기부터 유통비용 및 마진을 슬그머니 높여 소비자의 부담을 증가시키기까지 했다"고 밝혔다.

지난 3월 국제 휘발유가격은 첫째 주에 ℓ당 891.86원에서 넷째 주 830.87원으로 61.00원 인하됐다. 하지만 국내 공장도 가격은 972.24원에서 945.61원으로 26.63원 내리는데 그쳤으며, 주유소 판매가격도 1천993.76원에서 1천978.15원으로 15.61원 내렸다. 이같은 내림폭은 국제 휘발유 가격보다 공장도 가격은 ℓ당 34.37원, 주유소 판매가격은 45.39원이 적게 인하된 것.

기름값이 급등했던 지난 2월에는 국제 휘발유 가격보다 국내 공장도 가격은 ℓ당 11.46원 더 많이 인상됐다. 이는 국제 유가가 오를 때는 정유사들이 더 빠르게 인상하고 내릴 때는 천천히 내리는 가격 비대칭성을 보여주고 있는 것.

소시모는 "가격하락은 소비자들이 느끼지 못할 만큼 천천히 내려가면서 상승은 소비자들이 부담을 느낄 만큼 빠른 속도로 올라가고 있다"며 "유통비용은 전체 휘발유 가격에서 3% 정도 차지했지만 정유사들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유통비용 및 마진을 높여 소비자의 부담을 증가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정유업계 관계자들은 "월초에는 영업 물량이 적어 가격이 높고, 월말에는 가격이 낮아지는 국내 시장의 특성상 월초와 월말을 비교하는 것은 타당하지 못하다"며 "정유사들의 주유소 공급가가 현재 3주 연속 하락해 연중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고 3월 동안 하락한 국제 유가가 국내에는 4월에 반영되고 있어 당분간은 휘발유 가격이 더 안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

김봄이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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