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셀 코리아' 계속…국가신용등급 하락 우려

입력 2013-04-08 11:06:06

생필품 사재기는 아직 없어

강도를 더해가는 북한 리스크로 인해 시장에 먹구름이 잔뜩 끼였다. 과거 북한 리스크가 단기 악재에 거친 것과 대조적으로 이번에는 금융시장을 짓누르는 장기 악재로 부각하는 양상을 띠고 있다. 생활필수품 소비도 늘고 있지만 일단 사재기는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

◆금융시장 먹구름

3월 29일 2004.89포인트(P)로 거래를 마감했던 코스피지수는 이달 1일 1995.99P로 하락한 뒤 줄곧 약세를 보이며 5일에는 1927.23P까지 떨어졌다. 코스닥지수도 3월 29일 555.02P를 기록한 후 550선을 웃돌다 5일에는 547.51P로 내려앉았다.

북한 리스크 확대로 외국인의 '탈코리아'도 가속화되고 있다.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은 5일에만 6천717억원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이는 2011년 9월 14일 6천873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한 후 최대 규모다. 같은 날 코스닥시장에서도 외국인은 285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특히 외국인은 올 3월부터 이달 5일까지 코스피시장에서 4조3천500억원가량의 주식을 처분하며 지수를 끌어내리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현 시점에서 주식 투자자들은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는 전략을 우선순위에 두어야 한다. 변수가 복잡해졌고 투자심리가 약해진 만큼 매수속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외국인의 불안감은 국내 외환시장에서도 확인됐다. 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8원 오른 1천131.8원에 장을 마쳤다. 이는 지난해 9월 6일 1천133.8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국가신용등급 하락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국가신용등급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차단하기 위해 국제신용평가사 설득에 나서기로 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조만간 대표단을 구성해 홍콩과 싱가포르에 위치한 스탠더드앤푸어스(S&P), 피치, 무디스의 한국담당 사무소를 방문, 담당자들과의 면담을 추진한다.

◆생필품 판매증가, 북 리스크가 원인?

한반도 안보 위기가 고조되면서 라면, 생수 등 생활필수품 판매도 늘고 있다. 8일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4일까지 주요 생필품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30% 증가했다. 즉석밥은 36%, 생수 30.1%, 부탄가스 28.2%, 라면 12.3%의 판매가 늘었다.

같은 기간 롯데마트에서도 생수 판매가 지난해 대비 37% 뛰었고 라면과 즉석밥도 각각 19.6%, 15.5% 많이 팔렸다. 일주일 전과 비교하면 매출 급증세가 더 두드러진다. 일주일 사이 롯데마트에서는 라면 24.2%, 생수 25.7% 매출이 증가했고 부탄가스와 버너는 각각 40.6%, 39.1% 판매량이 늘었다. 편의점의 생필품 판매도 증가했다. GS25에서는 생수 판매가 30.8% 증가했고 즉석밥(15.1%), 봉지라면(12.6%), 통조림(10.4%) 등의 판매량도 늘어났다.

하지만, 전문가들과 유통업계는 생필품 판매 증가의 원인이 북한이 개성공단 출입을 막는 등의 안보 위기와 무관하지는 않지만, 아직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고 분석했다. 1994년 북핵 위기 때처럼 라면을 상자째 사들이는 사재기 수준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마트 대구지역 관계자는 "판매량이 2배 이상 급증하는 사재기 수준은 아직 아니다. 점포 수 증가와 각종 생필품 행사 등을 감안하면 안보 위기가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고 전했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김봄이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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