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병휘의 교열 단당] '퇴직'과 '퇴임'

입력 2013-03-04 07:19:33

"인생은 종종 마라톤에 비유된다. 특히 인내와 끈기를 가지고 결승점까지 달려야 한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그러나 인생은 마라톤과 분명히 다른 점이 있다. 인생에서는 1등이 딱 한 사람은 아니라는 점이다. 마라톤에서는 기록이 가장 빠른 사람만 1등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인생에서는 누구나 1등이 될 수 있다."(김영식의 '10미터만 더 뛰어봐' 중에서)

대부분의 사람은 자신이 하는 일에 기간이 정해져 있다. 현직에서 더 일을 하고 싶지만 자의든 타의든 그만둬야 할 때가 반드시 온다. 학교에서는 3월이 새로운 출발을 하는 달이고 2월은 졸업과 함께 마무리를 하는 달이다. 2월 말 교육 발전에 공헌한 퇴직 교육 공무원들에 대한 정부 포상이 있었다.

'퇴직'과 '퇴임'에 대해 알아보자.

'퇴직'(退職)은 현재의 직업에서 물러남을 뜻하며 "퇴직 공무원" "모르긴 몰라도 퇴직 후에도 어느 아들한테 가서 얹혀살지는 않을 겁니다."로 쓰인다. '퇴임'(退任)은 비교적 높은 직책이나 임무에서 물러남을 말하며 "퇴임 기념 논총" "그는 대법원장으로 명예롭게 퇴임하였다."와 같이 활용한다.

'정년퇴직'은 정하여진 나이가 되어 직장에서 물러남을, '명예퇴직'은 정년이나 징계에 의하지 아니하고 근로자가 스스로 신청하여 직장을 그만둠을 뜻한다.

"추석 연휴 기간 동안 휴무합니다." "내부 수리 공사로 당분간 휴업합니다."

'퇴임'과 '퇴직'만큼 '휴무'와 '휴업' '휴교'의 구별도 쉽지 않다.

'휴무'(休務)는 직무를 보지 아니하고 하루 또는 한동안 쉬는 것으로 "추석 하루 동안 시한부 휴전이 발효되고 있었기 때문에 장병들은 기지 경계에만 임할 뿐 휴무를 즐겼다."로 쓰인다. '휴업'(休業)은 사업이나 영업, 작업 따위를 일시적으로 중단하고 하루 또는 한동안 쉬는 것으로 "우리 작업장은 부품 조달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부분적으로 휴업에 들어간다."로 활용한다. '휴교'(休校)는 학교가 학생을 가르치는 업무를 한동안 쉼, 학생이 학교에서 수업을 받는 일을 한동안 쉼을 뜻한다. 만약 황사가 심해서 등교하지 말라고 할 때는 '학교 휴업'으로 쓰인다.

최재천 씨의 '당신의 인생을 이모작하라'에 이런 내용이 나온다. "우리 모두 두 번 살 수 있다. 그리고 두 번 살아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이제는 은퇴를 하고 살아야 할 기간이 길어졌고 평생 건강을 잘 관리한 이들은 은퇴 후에도 웬만한 젊은이 못지않은 체력을 유지하게 되었다."

'퇴직'이든 '퇴임'이든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인생 이모작을 설계해야만 한다. 현직에서 물러난 후 살아가야 할 기간이 자꾸만 길어지기 때문이다. 여러분의 새로운 인생 설계는 얼마나 돼 있는지요?

성병휘<교정부장 sbh12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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