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 갖고 있으면 뭐하겠노…늘어나는 '상가 푸어'

입력 2013-02-26 10:29:39

짭짤한 수익만 보고 투자, 공실률 커 쪽박 찰 수도

직장인 이진욱(40) 씨는 요즘 후회가 막심하다. 작년 11월 2억여원 하던 집을 팔고 1억원 대출을 받아 대구 달서구 죽전동의 한 상가를 사들였지만 수익은커녕 돈만 날리고 있다.

그는 "상가 임대가 되지 않아 한 달에 50만원이 넘는 이자를 물고, 상가 마련을 위해 반전세로 이사하면서 월세도 따로 내야 한다"면서 "상가로 짭짤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동료 말만 듣고 상가에 투자했다가 쪽박만 차게 생겼다"고 했다.

부동산 경기가 얼어붙으면서 하우스 푸어에 이어 '상가 푸어'도 늘고 있다. 경매로 내놓아도 빚 청산이 불가능한'깡통 상가'가 증가하고 있는 것.

특히 대구의 경우 수요와 공급 불균형으로 불거진 아파트 분양 붐을 타고 상가 분양가도 덩달아 높아지면서 '상가 푸어'를 양산하고 있다.

상권이 장기적으로 불안정하거나 고분양가로 임차인 유지가 어려운 신도시(택지지구) 등에서 빈 상가로 방치될 경우 상가 푸어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상가 가격이 치솟고 있지만 대구 아파트 분양가가 2006년 전후 3.3㎡당 1천만원이 넘었다가 최근 700만원대로 가격 조정이 이뤄진 것처럼 상가 가격도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전에는 수성구에서만 상가 분양가가 3.3㎡당 수천만원을 호가했지만 최근 들어서는 달서구 등 다른 지역으로도 가격 인상 도미노가 일고 있다. 달서구의 경우 33㎡(10평)가 1억5천만원~1억8천만원 수준인 곳이 상당수다. 49.5㎡는 3억~3억6천만원 선에서 호가가 형성돼 있다.

실제 수성구 시지와 경산 등 일부 신흥 도시에는 빈 상가가 수두룩하다. 남구 한 아파트의 경우 상가가 들어선 지 1년이 다 돼가지만 상당수가 공실 상가다.

상가는 주택과 달리 투자금액 규모가 크고 실물경기의 영향을 받아 운영수익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수익 대신 대출 이자만 물어야 하는 등 투자 위험성이 높아 세심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게 부동산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코오롱부동산 박미영 공인중개사는 "주택 거래 감소로 상가에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상가 인기는 상한가를 치고 있지만 자칫 상투를 잡을 개연성이 커 세심한 투자가 필요하다"며 "상가 수익은 경기의 영향을 곧바로 흡수하기 때문에 불황을 피해갈 수 있는 입지적 선택과 상권에 유입될 수 있는 소비층, 교통 편의성, 업종 분포도만 잘 따져도 입지 여건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114 이진우 대구경북지사장은 "상가 투자는 고정적 수익 발생이 핵심이기 때문에 임차인의 매출 구조가 안정적인지 신경 써야 한다. 경쟁력이 없는 업종으로 임차인이 자주 교체될 경우 수익 역시 불안정할 수밖에 없다"고 조언했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상가 투자 5계명

1. 입지와 가격 사전 분석은 필수

2. 유망 업주 유치에 노력하라

3. 자기 가본은 70% 이상으로

4. 공실 발생 시 응급조치 필요

5. 불안하면 투자를 포기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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