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키우던 분재 시세 맞춰 팔거나 맞교환도
대구에는 고서적상이 많다. 그만큼 고서와 고문서 등을 많이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2004년 전국에서 처음으로 '고서 경매장'이 대구에서 문을 열었다. 중구 봉산동 봉산 문화의 거리에 있는 고서 경매장이 바로 그곳이다. 지난달 26일에는 '분재 경매장'도 문을 열었다.
◆고서 경매
매월 둘째 토요일 오후 4시 봉산 문화의 거리 내 금요고서방 2층에서 이뤄지는 고서 경매는 고서를 비롯해 고문서, 간찰(편지), 전적류, 역사책 등을 사고판다. 고서 경매에는 대구경북을 비롯해 서울, 광주 등 전국 각지에서 사람들이 몰려온다. 대학교수와 학자를 비롯해 박물관 관계자, 고서적상, 일반인 등 직업도 다양하다.
최근 들어 일반인 참여가 많이 늘었다. 2004년에 시작해 경매 100회째를 앞두고 있다. 응찰자들은 인터넷에 올려진 물품을 확인한 후 경매장에 나온다. 그리고 경매 시작 전 출품작 검품시간에 하자는 없는지 또 한 번 확인하고 나서 경매에 임한다. 따라서 경매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는다. 낙찰률도 높아 보통 80%의 거래가 이뤄진다. 금요고서방 박민철 대표는 100회 가까이 진행하는 동안 특별한 경매가 있었다고 했다. "2005년 경매에서 계미자(癸未字) 금속활자본이 출품됐다. 계미자는 조선 태종 때 주조된 금속활자본으로 가로 18.5㎝, 세로 26㎝ 규격에 44장(章) 88쪽 분량으로 개인이 소장하다 경매에 부쳐졌다"는 것. 지금은 국립박물관에 보관되고 있다고 했다.
박 대표는 "국보급 고서가 경매에 나오는 사례는 드물다"며 "희귀한 고서가 경매에 출품돼 올바른 경매문화를 정착하는데 한몫했다"고 했다. 그는 대구가 고서적의 중심지라고 말했다. 대구경북의 집집에는 고서 한두 권쯤은 가지고 있으며 그 숫자는 다른 지역에 비해 월등히 많다는 것.
고서 경매는 온'오프 라인에서 동시에 이뤄지고 있다. 2004년 오프라인 경매에 이어 2006년부터 시작한 온라인 경매는 24시간 이뤄지고 있다. 경매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문화재를 거래하는 만큼 현찰 거래는 하지 않고 은행을 통해 입금한다. 파는 사람, 사는 사람에게 각각 10% 수수료를 뗀다.
박 대표는 "경매가 열리기 전 인터넷 상에 출품작들의 내용, 보존 상태, 역사적 배경, 작자 등 상세한 정보가 제공되기 때문에 구매자들이 작품에 대해 이해를 충분히 가질 수 있어 합리적인 경매가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 문의 www.kumyo.co.kr, 053)423-7430.
◆분재 경매
대구에도 분재경매장이 생겼다. 지난달 26일 수성구 연호동 대구열린분재경매장이다. 매달 둘째, 넷째 토요일 정오에 경매가 진행된다. 지난달 26일에는 분재 500여 점이 출품됐으며, 전국에서 상인과 일반인 300여 명이 모여 관심을 끌었다. 분재 경매는 업자들의 경매가 일반적이지만, 이곳의 경매는 업자들이 아닌 일반인들이 가정에서 분재를 키우다 이사나 해외이주 등 때문에 분재를 처분해야 할 경우 시세에 맞게 팔 수 있도록 도와주려는 것이다. 가지고 있던 분재를 교환하려는 사람도 많다.
대구열린분재경매 하상식 팀장은 "아직은 분재 경매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궁금해 구경만 하러 온 사람이 많다"고 했다. 예전에는 소나무 등 꽃이 피지 않는 분재를 좋아했으나 요즘은 모과, 명자, 매화 등 꽃을 피우거나 유실수를 좋아한다는 것. 가격대도 5천원부터 수백만원까지 다양하다.
하 팀장은 "아직은 좋은 작품이 나오지 않고 있지만 머지않아 일반인 대상 분재 경매가 더욱 활성화되면 좋은 분재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매장은 대구도시철도 2호선 연호역 3번 출구로 나와 시지 쪽으로 200m 떨어진 버스승강장 앞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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