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이탈민 돕는 '게스트하우스' 전국 첫 선

입력 2013-01-30 10:36:13

대구 종로에 3월 중 오픈

사단법인
사단법인 '공감'이 29일 대구 중구 종로2가 5층 건물에 북한이탈주민을 위한 공간인 북카페를 오픈해 직원들이 책을 정리하고 있다. 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전국에서 처음으로 대구에 북한이탈주민을 위한 게스트하우스가 문을 연다.

사단법인 '공감'은 대구 중구 종로2가 5층 건물에 북한이탈주민을 위한 공간인 북카페를 만든 데 이어 3월에는 같은 건물 3~5층에 50명 정도 숙박할 수 있는 규모의 게스트하우스를 오픈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10년 출범한 사회적 기업인 공감은 대구와 경산에서 북한이탈주민의 초기 정착을 돕는 대구하나센터를 지원하는 기관이다.

공감은 3년 정도 검토를 거쳐 지난해 게스트하우스 건립을 구체화했다. 마땅한 건물이 없어 답보상태였던 게스트하우스 건립은 공감의 한 이사 부부가 지난해 8월 매입한 건물 2개 층을 5년간 무상임대하는 형태로 기부하겠다고 하면서 급물살을 탔다. 이 건물은 기존 원룸건물을 매입, 현재 도색을 끝내고 전기 설비 등 마무리 작업을 남겨두고 있다. 하지만, 공사비도 부담이지만 리모델링 후에도 기본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여전히 후원이 필요한 상태다.

지난 25, 26일 게스트하우스 공사와 북카페 운영비 마련을 위해 1층 북카페에서 기금모금 파티가 열렸다. 사진촬영, 파티기획, 무대 조명, 음식마련 등을 위해 황인모 사진작가와 강두용 문화기획가 등이 재능기부 형태로 기획한 것. 작은 음악회와 함께 이탈주민의 스토리텔링 행사도 열렸다. 이 파티에 미리 초청받은 100인의 시민은 북한이탈주민 지원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로, 이들이 낸 기부금은 앞으로 북카페 운영과 게스트하우스 건립 등에 쓰일 예정이다.

게스트하우스가 문을 열면 운영 수익금은 1층 북카페와 2층 배움터의 운영 및 북한이탈주민의 정착 지원 사업에 쓰이게 된다. 정부부처가 이탈주민의 정착을 위해 지원하는 예산은 제한돼 있다. 또 탈북 직후 하나원에서 나온 이탈주민들의 초기정착에 대한 지원에 비해 사후지원은 지원대상, 사업 다양성 측면에서 부족하다. 장기간에 걸쳐 이뤄지는 사후지원은 개인이나 각종 단체의 안정적인 후원이 필수적이다. 이 때문에 배움터'공부방 활동 등은 예고 없이 후원이 끊어지면 함께 중단돼야 했다. 이들 사업을 안정적으로 꾸려나가기 위한 첫 번째 프로젝트가 바로 북카페'게스트하우스인 셈이다.

공감은 앞으로 대구 중구청과 협의해 근대골목 투어의 마지막 코스에 있는 북카페와 게스트하우스를 관광객 쉼터로 만들 계획이다. 또 중구청에 숙박업소로 등록 신청해 내'외국인 관광객이 모두 머무를 수 있는 곳으로 운영할 방침이다.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편견을 없애고 지역 내에서 이들의 활동 기여도를 높여 북한이탈주민과 시민, 외국인 관광객 등이 소통하는 도심 속 문화공동체를 만들어 낼 계획이다. 북한이탈주민 중 희망자를 중심으로 골목투어 해설사 교육 과정을 수료하거나, 중국을 통해 입국한 일부 북한이탈주민 중 중국어 구사능력이 뛰어난 자격증 보유자 등은 통역봉사자로 활동해 북카페와 게스트하우스를 찾는 이들을 맞이하겠다는 것이다.

북한이주민지원센터 허영철 소장은 "북한이탈주민은 통일 이후 사회통합을 고려하면 먼저 마음을 열고 다가가야 함에도 여전히 편견과 오해가 많다"며 "새롭게 마련될 문화공간에서 우리가 하나라는 것을 느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지현기자 everyda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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