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은행 내달 150여명 정규직 전환 '훈풍'

입력 2013-01-29 10:08:24

내년부터 계약직 선발 없애…시중銀도 순차적 전환 추진

은행권에 비정규직 직원의 정규직 전환바람이 불고 있다. 경기 침체로 금융 환경이 어려워졌지만 은행들이 앞다퉈 정규직 전환 발표를 하는 것은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핵심 공약인 비정규직 고용 개선에 화답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대구은행은 다음 달 1일자로 영업점에 근무 중인 150명의 창구전담 계약직원과 2명의 계약직 사무직원(프로그래머, 전산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한다. 또 매년 70여 명 정도 계약직으로 선발하던 창구 전담 직원을 올해부터는 정규직으로 채용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매년 계약을 갱신하던 비정규직 직원들은 신분이 정규직 7급(초급 행원)으로 바뀌면서 고용 불안에서 벗어나게 됐다. 대구은행의 비정규직 직원 비율도 23%에서 20% 미만으로 떨어진다. 이는 지난해 8월 기준 국내 비정규직 비율(33.8%)에 비해 10% 포인트 정도 낮은 수치다.

이달 19일 대구은행은 '2013년 전국 부점장회의'를 열고 근무 성적이 우수하고 사회 공헌 활동에서 두각을 나타낸 용역업체 파견 경비원 3명을 정규 직원으로 특별 채용하는 등 비정규직 처우를 꾸준히 개선해 오고 있다.

하춘수 대구은행장은 "지역민들에게 받은 사랑을 돌려주는 것은 지역 은행이 해야 할 도리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은 사기 진작과 생산성 향상은 물론 우수 인재 영입에도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시중은행들도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 앞장서고 있다. 신한은행은 이달 초 계약직 창구 직원 838명의 신분을 정규직으로 바꿔 기존 정규직과 같은 정년과 복리 후생을 보장한 데 이어 앞으로 창구 직원을 정규직으로만 채용할 계획도 밝혔다.

산업은행도 최근 370명의 무기 계약직 직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했고 우리은행은 계약직 715명 중 채용 2년이 지난 이들을 정규직으로 발령을 내 대학 진학 시 학자금 지원 등 다양한 복지 혜택을 제공키로 했다. 외환은행은 400여 명의 계약직 직원을 올해 순차적으로 정규직으로 전환할 방침이며 지난해 말 계약직 85명을 무기 계약직으로 바꾼 하나은행은 올해도 계약직을 무기 계약직 또는 정규직으로 바꾸는 작업을 추진 중이다.

이에 대해 은행권 관계자는 "불황으로 수익성이 나빠져 비정규직의 무기계약직 혹은 정규직 전환이 쉽지 않는 상황이지만 박근혜 당선인의 비정규직 문제 해결 의지가 강한 만큼 정규직 전환은 금융권 전반으로 확산될 것"이라고 했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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