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하락기 투자, 내수주는 어때?

입력 2013-01-26 08:00:00

원·달러 환율 상반기 1.50원 전망…IT·자동차 등 수출산업 직접적인

최근 국내 주식시장의 고민 중 하나는 환율이다. 달러화와 엔화의 동반 가치 하락이 주식시장에 부담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2000년 이후 환율과 외국인들의 순매수 추이를 살펴보면 원'달러 환율이 1,100원 이하로 떨어지면 외국인들은 매도세로 전환했다. 특히 1,050원을 임계점으로 외국인들의 순매도 규모가 크게 확대됐다. 증권사들이 전망하는 올해 연평균 환율은 1,050원 안팎이다. 삼성증권은 상반기에 1,030원 선까지 하락했다가 연말 1,050원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대신증권(평균 1,062원), 신한금융투자(평균 1,070원), 키움증권(평균 1,050원) 등도 비슷한 수준의 전망을 내놓았다. 민간연구소 예측도 크게 다르지 않다. LG경제연구소와 한국금융연구원은 1,050원, 현대경제연구소는 1,060원을 연평균 환율로 제시했다.

하지만, 환율 하락세가 심상치 않으면서 일각에서는 1,000원 선 붕괴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승호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경상수지 흑자가 지속하고 전 세계적 양적 완화 기조가 유지되면 주식이나 채권 자금이 들어올 것이 확실하다. 이 경우 수급차원에서 환율은 더 떨어져 1,000원 선 아래로 내려갈 수 있다"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면 IT, 자동차 등 주요 수출산업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일본과 경합하고 있는 자동차산업은 최근 엔화 약세 기조와 맞물리면서 피해 우려가 더 크다. 이원선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2000년 이후 환율 흐름에 따른 업종별 민감도를 분석한 결과 엔화 약세국면에서 가장 수익률이 저조한 업종은 자동차였다"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단기적으로 환율 부담이 적은 내수주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원화 가치가 올라가는 만큼 원유 등 원자재 수입가격이 낮아지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NH 농협증권이 원'달러 환율 구간별 초과 수익률을 살펴본 결과, 환율이 1,100원 이하로 내려가면 시장에서 수출업종의 실적 악화 우려가 부각되면서 내수주의 상대수익률이 높았다. 세계 경기침체로 새 정부 출범 이후 내수부양 정책이 강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긍정적이다. 이수정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내수 위주로의 전환은 민심을 얻기 위한 면도 있지만, 저성장 시대에 불가피한 정책이다. 새 정부가 들어서고 나서 경제민주화 등 소득 불균형 해소에 나설 가능성이 작잖다는 점에서 내수주에 관심을 둘 만하다"고 말했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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