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김용준 총리 후보자, 성공하려면

입력 2013-01-25 11:14:47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차기 정부 첫 국무총리 후보로 김용준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을 지명했다. 첫 여성 대통령 당선인이 김 후보자를 선택한 것은 평생 법과 질서를 바로 세우고, 약자 편에서 힘든 이들에게 희망을 준 원칙과 소신을 지녔기 때문이다.

서울 출생으로 그 자신 소아마비를 극복한 법조인으로 장애인들에게 신화를 남긴 김 후보자가 헌법 정신을 수호하며 사회적 약자가 보호받는 국민행복시대를 열 국무총리로 성공하려면 몇 가지 시스템을 보장해줘야 한다.

일각에서는 김용준 인수위원장이 무색무취하고 입이 무거우며 존재감이 없기 때문에 총리 후보로 지명된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는다. 말하자면 박 당선인이 말한 책임형 총리가 아니라는 비아냥이다. 심지어 '대독형 총리'가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김용준이 누구인가? 그는 1963년, 25세 청년 판사로 서울지법에 근무하면서 박정희 대통령 권한대행의 서슬 퍼런 권력에도 굴하지 않은 인물이다. 이후 과외 교습 금지, 제대 군인 가산점 부여'동성동본 금혼제에 대한 위헌 판결을 통해 원칙을 준수하고 남녀평등을 향한 법치 구현에 헌신했다. 이런 이력의 김 후보자이기에 목숨 걸고 옳고 바른길로 보좌하리라 믿는다.

하지만 저성장 시대, 급변하는 국제 환경 속에서 총리가 해야 할 역할은 무한대다. 대선 과정에서 당선인이 국민과 약속했던 국무위원 3배수 제청권을 부여받으면 지금까지 인선에서 부족했던 신선감과 전문성을 지닌 숨은 인재를 발굴하려는 노력은 물론, 언론과의 소통에 더 힘을 쏟고, 수도권 위주 개발 방식에서 불만이 목에까지 찬 지자체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서 전국이 균형 발전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 그래야만 75세 최고령 보청기 총리에 대한 국민 염려를 기우로 바꿀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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