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금고 감사 눈감고 있었나?

입력 2013-01-23 11:43:54

연이은 거액 횡령 사건, 부실 감사 의혹 불거져

대구지역 새마을금고에서 거액의 횡령 사건이 잇따르고 있지만 감사 및 금융 사고 방지 시스템은 허술하다.

새마을금고중앙회 대구본부에 따르면 달서구에 있는 A금고 한 여직원은 고객 예금을 담보로 허위 대출을 발생시키는 방법으로 2009년부터 최근까지 4억5천700만원을 빼돌렸다. 특히 횡령 혐의를 받고 있는 여직원과 대구본부 남자 직원이 금전 거래를 한 정황까지 포착됐다. 대구본부 직원은 문제를 일으킨 여직원에게 2009년부터 수차례에 걸쳐 총 3억원을 빌렸으며 일부는 상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진행된 대구본부 감사에서 대구본부 직원은 집안 형편이 어려워져 친분이 있던 A금고 여직원으로부터 개인적으로 돈을 빌렸을 뿐 횡령과는 무관하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구본부는 횡령 혐의를 받고 있는 여직원과 대구본부 직원을 이달 중순 파면 조치했으며 횡령한 돈은 A금고 임원 사비와 보험금 등으로 충당했다고 밝혔다.

이달 18일에는 동구의 B금고에서도 횡령 사건이 불거졌다. 간부급 여직원이 고객의 돈을 무단 인출해 사용한 혐의가 드러난 것. 대구본부의 조사가 시작되자 여직원은 잠적한 상태다.

대구본부는 여직원이 2010년부터 16억원의 돈을 횡령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횡령 액수와 사고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할 방침이다.

새마을금고에서 거액의 횡령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부실 감사 의혹도 커지고 있다. 새마을금고는 분기별로 자체 감사, 2~3년에 한 번씩 중앙회 감사를 받고 있다. 하지만 두 금고에서 몇 년에 걸쳐 횡령이 이루어졌지만 감사에서 적발되지 않았다. A금고의 경우 대출을 할 고객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서류상 잦은 대출이 이루어지는 점을 이상하게 여긴 금고 직원이 고객에게 대출 확인 전화를 하면서 횡령 사실이 드러났다. B금고의 횡령 사건은 자동화기기를 이용해 돈을 인출하던 고객이 통장 잔액에 이상이 있다며 신고를 하는 바람에 꼬리가 잡혔다.

이에 대해 대구본부 관계자는 "모든 고객의 계좌를 조사할 수 없기 때문에 감사를 하더라도 한계가 있다. 특히 서류까지 조작을 해 놓았을 경우에는 사고를 적발하기가 어렵다. 일선 금고의 자체 감사 기능을 향상시키기 위해 주기적으로 교육을 하고 있지만 이 마저도 여의치 않은 실정이다. 재발 방지를 위해 앞으로 보다 철저한 감사를 벌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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