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우먼을 위한 언니들의 유쾌한 '독설'

입력 2013-01-19 07:47:05

'여성 멘토'들의 여성 자기계발서 러시

'여성' 대통령 시대다. 사법시험 합격자 절반 가까이가 여성이고, 웬만한 대기업 간부급에서 여성 간부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하지만 아직 남성에 비해 여성들은 여전히 '멘토'가 부족하다. 투쟁하듯 살아온 선배 세대는 후배들에게 '여성이라는 이유 만으로' 그동안 사회 생활에서 겪었던 노하우를 가르쳐 주기란 쉽지 않다. 여성 후배 역시 마찬가지. 마음 푸근하게 상담할 수 있는 여성 멘토를 찾기란 하늘의 별따기다. 요즘 직장 여성들에겐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언니'가 필요하다. 그래서일까. 요즘 자기계발서에는 여성의 이름을 내걸고 표지를 장식하는 책들이 늘고 있다. 이들이 전하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 동생들을 위한 언니의 독설은?

인기 스피치 강사인 김미경 씨가 펴낸 '흔들리는 30대를 위한 언니의 독설', '김미경의 드림 온' 등은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라 있다. 20년 동안 워킹우먼들을 키워온 스타강사로서, 20명의 직원을 둔 기업 CEO로서, 힘겨운 30대를 10년 먼저 겪은 선배로서, 김미경 원장은 애정 어린 독설로 워킹우먼들의 투지를 일깨운다. 어떤 남자를 만나야 하는지, 결혼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애는 어떻게 기르는지, 시어머니와의 관계는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 언니한테 물어보고 싶은 얘기가 얼마나 많은가? 직장에서도 마찬가지다. 회식 자리에는 몇 시까지 있어야 하는지, 3차 안 가면 진짜 왕따당하는지, 남자 직원들 담배 필 때 따라나가야 하는 건지 궁금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김미경 원장은 이런 세세한 부분에 대해 집에서의 언니, 직장에서의 언니가 되어 묘책을 알려준다.

◆ 회사가 인정하는 여자들의 '애티튜드'

경력 25년이 넘는 유인경 기자는 여성들의 자기계발서 제목에 '애티튜드'를 강조했다. 책 '회사가 인정하는 여자들의 비밀'의 상당수가 '애티튜드', 즉 '태도'라는 것. 남의 이야기를 하는 데에 많은 시간을 들이는 여자들이 많다. 사실 '뒷담화'만으로도 스트레스가 많이 풀리는 것이 사실. 하지만 다른 사람에 대해 별 생각없이 한 말이 나중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스위스의 신학자 조나단 래버트도 "확실치 않다면 남의 단점에 대해 이야기하지 마라. 확실하다면 뭣 때문에 그 얘기를 하는지 스스로 물어보라"고 말했다.

어느 정도 사회 생활 연차가 늘었다면 모욕을 웃어넘길 줄 아는 여유도 가져야 한다. 그렇다고 겸손해보이기 위해 약점을 발설하지 마라고 충고한다. "내가 나를 존중하지 않으면 남이 먼저 나를 존중하지 않는다"는 것. 오히려 가끔은 뻔뻔한 자랑도 필요한 것이 정글같은 사회 생활이다. 프루덴셜생명보험의 부사장이자 기업여성간부들의 모임 'WIN'을 이끄는 손병옥 회장은 '조직에서 가장 나쁜 직원은 어떤 유형인가'란 질문에 '남의 험담을 늘어놓는 사람'이라고 답한다. 이래저래 사적으로 친한 여성 직장 상사가 들려주는 수다 같은 이야기들이다.

◆ 왜, 그녀들은 회사에서 인정받는 걸까?

여성 상사는 말한다. '똑똑하기만 한 여자, 쇼를 하기엔 넘치는 자존심을 지닌 부하 직원은 무능한 것보다 더 죄질이 나쁘다'고. 똑똑함이라는 덫에 스스로 빠져 겸손을 잃고 오만한 여자들의 눈빛은 상사를 쉽게 피곤하게 만들고 팀워크를 위협한다는 것.

책 '왜, 그녀들은 회사에서 인정받는 걸까?'는 더욱 상세하게 회사 생활을 파고든다. 여성지 기자, 고교 영어교사, 여성 커리어설계 교육 등을 경험했던 저자는 '상사는 공부하기 나름'이라고 단언한다. 남녀노소 불문하고 상사의 속마음은 어떤 것일까? '칭찬 혹은 아부에 목말라한다', '허심탄회하게 말하랬다고 진짜 속내를 밝히면 싫다', '상사를 민망한 상황에 노출되게 만드는 부하 직원은 악의 축이다', '패밀리 의식으로 똘똘 뭉친 후배가 예쁘다'. 저자는 똑똑하긴 했으나 하나만 알고 둘은 몰라 일찌감치 조직의 주역으로 성장하는 길을 포기한 안타까운 그녀들이 더 이상 탄생하지 않길 바라며 단명한 여성 인재에 대한 당황스러울 만큼 솔직한 이야기를 담았다.

◆ 너의 열정에 커리어를 더하라

P&G 한국지사 마케팅본부 총괄 상무인 김주연 씨가 펴낸 '너의 열정에 커리어를 더하라'는 사원에서 임원까지 직장 생활 17년차의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김 씨는 입사한지 7~10년차쯤 되는 여자 직원들이 회사에 드문 이유는 '어떤 선택'을 할지 고민해야 할 시기에 치열하게 고민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단언한다. 남자들처럼 여자들도 '내가 이 직장에 언제까지 있을 것인가' '여기를 나가면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명한 워킹맘들은 우선순위가 분명하고 의사 결정이 빠르다. 그리고 아주 열심히 일하고, 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깨끗하게 포기해야 행복한 워킹맘으로 살 수 있다고 조언한다.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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