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위안부 사과' 주문한 미 뉴욕 주 상하원

입력 2013-01-19 07:53:58

미국 뉴욕 주 상'하원 의원들이 '일본군의 위안부 강제 동원은 20세기에 일어난 최대 규모의 인신매매'라고 규정하며 일본 정부가 피해 여성들에게 사과하고, 자국민들에게 위안부 실상에 대해 교육해 나가라는 내용을 담은 결의안을 제출했다. 이는 일본 정부가 과거에 저지른 씻을 수 없는 잘못에 대해서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오히려 정당화하는 구상을 펴는 데 대해 역사가 일본의 행위를 알고 있으며,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는 식의 어리석음을 범하지 말라는 엄중한 경고이다.

뉴욕 주 아벨라 상원의원과 찰스 라빈 하원의원이 제출한 이 결의안은 투표로 채택 여부가 가려진다. 아벨라와 라빈 의원에 의해 공동 발의된 이 결의안은 양심이 살아있는 뉴욕 주 상'하원에서 동시에 채택되리라고 믿는다. 그게 세계의 원톱 혹은 중국과 함께 투톱을 이루고 있는 미국이 국제사회의 지지와 발언권을 유지할 수 있는 정의의 잣대이자, 21세기 국제 평화 공조를 실천하는 첩경이다.

일본 극우 세력들이 미국 내에 세워진 위안부 소녀상에 대해서 말뚝 테러를 자행하는 분위기하에서, 그들의 잘못을 고치라고 서슴없이 요구한 아벨라 의원의 용기에 찬사를 보낸다. 아벨라 의원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곧 워싱턴을 방문해서 오바마 미 대통령을 만날 계획인데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으냐는 NHK 취재인의 질문에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정부 차원의 배상을 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문했다.

사실 위안부 문제 해결은 시간을 다투고 있다. 이달 초 지난 1992년 정신대대책협의회에 위안부 피해자로 등록된 236명 중 한 명으로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인권소위원회에서 당시의 참담한 경험을 폭로했던 황금주 할머니마저 타계하셨다. 이제 국내에 살아 계신 위안부 할머니는 58명으로 줄었고 전부 고령이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성 노예'라고 그 심각성과 잔인성에 대해서 폭로했던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 일본은 더 이상 외면하지 말라. 독일 총리 시절, 폴란드를 방문하여 바르샤바의 유태인 희생자들을 위한 기념비 앞에서 비에 젖은 땅바닥에 무릎을 꿇은 모습으로 전율에 가까운 감동을 불러일으킨 빌리 브란트처럼, 독일처럼 잘못된 과거에 대해서 사죄하고 또 사죄하지는 못할망정 역사 앞에 양심을 되찾을 기회마저 잃어서야 되겠는가. 이제라도 일본은 위안부 여성 앞에, 한국인 앞에, 세계 시민 앞에 무릎을 꿇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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