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음식 이야기] 장류(4) 청국장 역사와 별미장

입력 2013-01-17 14:38:20

청국장은 우리 민족만이 가지는 독특한 발효기술이면서 자연이 주는 확실한 자연치유 식품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천연효소가 풍부하고 요구르트의 100배가 넘는 유산균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장내 젖산균의 활동을 도와 암 예방 효능이 높아 건강보조식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청국장의 유래는 고구려 이전 기마민족 시절로 알려졌다. 군사들이 멀리 떠날 때 비상식량으로 콩을 삶아 말 안장 밑에 보관하고 다녔다. 삶은 콩이 말과 사람의 체온에 의해 자연스럽게 발효된 것이 청국장의 시초였다고 전한다.

이 장류는 조선 시대에 와서 다양한 이름으로 불린 것을 여러 문헌에서 찾을 수 있다. 조선 시대 초엽 '훈몽자회'에서는 전국시라는 호칭으로 통하였다.

'규곤시의방'과 '오주연무장전산고'에서는 전국장, '증보산림경제'에는 전시장 또는 전국장으로 전해지면서 '규합총서'에서 청육장으로 변신했다. '군학회등'에서는 청국장이란 말로 불려 내려오고 있다.

조선 중엽 어느 한 사대부가의 '시의전서'에서는 청탕장이란 이름으로 속성된장 형태의 청국장을 밝히고 있다.

그 제조법을 보면 '콩 볶아 까불어 껍질 벗기고 물 많이 부어 삶아 건져 건더기는 항아리에 담아 띄우고 물은 따로 보관하여 두었다가 3일 만에 콩 건지와 함께 해삼, 전복, 말린 대구, 북어, 홀떡이, 다시마, 통무를 넣고 푹 다리고 쪄서 차가운데 저장하였다가 먹어라'라고 기록하고 있다. 주목할 것은 콩을 삶아 짚둥우리에서 띄우지 않고, 항아리에서 띄워 탕국 끓이듯 삶아 만든 장류였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로 '청탕장'이라 하였을 것이다. 이것은 '규합총서'에서 청육장의 방법에 영향을 받은 것이라 할 수 있다.

청육장은 콩을 발효 후 쇠고기를 혼합한 된 형태의 장류지만, 청탕장은 수산물과 채소류를 합하여 탕국 형태의 장을 만들었다는 것에서 차별화된다.

결과적으로 조선 말 한 사대부가의 '시의전서'를 통해 확인된 것은 비록 장류의 종류는 적지만 앞 시대 장류의 전통성을 그대로 가지고 있으면서 제조법의 많은 발전이 있었다고 고찰할 수 있다.

여기에 등장한 장류의 종류가 특수간장인 진장, 고추장, 집장, 담북장, 청국장으로 압축되는 것으로 보아 조선 시대 말엽 사가에서 다루고 있었던 장류의 범위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장맛의 개선을 위한 노력도 돋보인다. 진장의 새로운 출현을 비롯하여 전통성을 지키면서도 약고추장의 경우는 대추, 꿀을 적극적으로 첨가하여 맛을 개선했다. 집장에서는 간장과 소금으로 간을 맞추고 고추를 기름에 볶아 합장하는 등의 새로운 조리기법을 도입한 바 있다.

담북장에서도 메주를 가루내 고춧가루를 섞어 담은 후 소금으로 간을 맞추고 움파, 버섯, 도루묵, 배추를 넣어 기름에 지져 먹는 등의 새로운 조리법이 등장했다. 청국장에서도 전국장 메주에 해산물과 채소를 달여 넣어 저장하는 등의 변화가 있었다.

19세기 말 '시의전서'에 뒤이어 20세기로 진입하면서 많은 사회적 변화와 함께 전통장류의 변화 또한 다양하였다.

이러한 장류들과 그 조장법으로 20세기 장류 문화를 미루어 짐작해 볼 수 있다. 대부분 장은 정통성을 전승'발전시켜 체계적으로 정리를 한 것이다. 이 중 대두장에 관한 조장법이 언급되어 있다.

예전에는 이처럼 많았던 장들이 잘 전해져 내려오지 않아 현대에 사는 우리에게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있어 안타깝다. 웰빙시대에 이어 힐링시대라 부르는 요즘 효소가 풍부한 다양한 발효장들이야말로 바로 우리가 찾고 먹어야 할 진정한 힐링푸드가 아닐까? 이런 전통 장류를 계승 발전시켜 나가야 하는 것도 건강한 세대를 대물림해줘야 하는 우리의 과제다.

신아가 참(眞)자연음식연구소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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