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법관 代 끊길라… 변호사 개업 어려워 지원 '뚝'

입력 2013-01-17 10:36:50

대구지법 부장판사 이상 31명

법조계에 불어닥친 서울 집중화 현상과 변호사 개업 어려움 등으로 지역법관 신청자가 크게 줄어들고 있다.

대구'대전'광주'부산 등 고등법원 관내 4곳 중 한 곳을 희망해 최소 10년 이상(원하면 퇴임할 때까지 근무) 근무하는 지역법관은 고향 정착 등 안정된 생활을 원하는 법관들 사이에 인기를 끌었지만 최근 몇 년 새 대구 근무를 희망한 지역법관 신청자가 급감하고 있다.

대구지방법원 경우 현재 근무하고 있는 판사 1~4년차 중 지역법관은 사법연수원 38기와 41기 각 한 명씩 총 두 명뿐이다. 39기와 40기엔 지역법관 희망자가 아예 한 명도 없다. 이는 앞서 해마다 평균 4, 5명, 많을 경우 10명 안팎 정도가 지역법관을 희망한 기수와 비교할 때 턱없이 적은 숫자다.

신규 지역법관 희망자가 급감한데 비해 지역법관 전체 규모는 대체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데 이는 평생법관제, 전관예우법 개정 등으로 부장판사 이상 지역법관의 퇴직도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실제 대구지법 경우 2005년엔 총 64명의 지역법관 중 부장판사 이상이 19명이었지만 지난해엔 총 지역법관 59명 중 부장판사 이상이 31명으로 나타나 심각한 고령화 현상을 드러냈다.

이처럼 신규 지역법관이 줄어들고 있는 이유는 법관의 서울 집중화 현상 심화 및 경제적 입지 축소 등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속칭 '전관예우법'이 개정되고 수도권 대형 로펌의 지역 진출이 많아지면서 지역에서 변호사 개업이 어려워져 지역법관 선호도가 떨어지고 있다는 것. 서울에서 대학을 나온 지역 출신 법관들이 예전과 달리 대구로 오지 않고 서울에서 자리를 잡으려는 경향이 심화된 것도 지역법관 감소의 이유 중 하나로 풀이되고 있다.

대구의 한 지역법관은 "예전엔 신규 지역법관도 많이 들어오고 부장판사 이상 지역법관의 퇴직도 많았는데 지금은 신규 지역법관도 적고 나가는 부장판사 이상도 적다"며 "후배 법관 중 지역법관을 찾아보기 어려워 일을 맡길 만한 지역법관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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