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장 보이는 학교 담장'…시·교육청 윈윈 해법

입력 2013-01-17 09:51:16

투시형으로 재설치 합의…외부인 무단출입 막고 주민과 소통 공간도 확보

대구시와 대구시교육청은 실무 협의를 가진 끝에 학교에 투시형 담장을 설치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
대구시와 대구시교육청은 실무 협의를 가진 끝에 학교에 투시형 담장을 설치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

학교 담장 세우기를 둘러싼 대구시와 대구시교육청 사이의 갈등이 풀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

대구시가 녹지공간 확보 등을 취지로 담장 허물기 사업을 적극 추진해온 가운데 최근 대구시교육청이 학생 안전 확보를 이유로 허물었던 학교 담장을 다시 쌓기로 해 논란이 일었으나 양측이 협의 끝에 '투시형 담장'을 세우기로 합의를 한 것이다.

학교 담장 문제가 불거진 것은 우동기 대구시교육감이 이달 7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담장이 없는 33개교에 담장을 추가 설치한다고 발표하면서부터다.(본지 1월 8일자 3면 보도) 학교 현장에서 외부인이 무분별하게 학교를 드나들 수 있게 돼 학생들이 불안감을 느낀다는 이야기가 많아 담장을 다시 쌓기로 한 것.

대구시교육청은 2011년 학교 담장을 쌓는다는 방침을 정하고 지금까지 101개 학교에 담장을 다시 설치했지만 별다른 논란은 일지 않았다. 하지만 우 교육감의 이날 발표를 계기로 학교 담장 재설치가 공론화되면서 대구시의 담장 허물기 사업과 엇박자를 낸다는 논란이 일었다.

대구시로선 1996년 전국 최초로 담장 허물기 시민운동을 전개, 전국으로 확산한 대구 대표 브랜드 사업으로 홍보해온 터라 뒤통수를 맞은 격이 됐다. 본지 보도 직후 대구시는 "개방된 공간이 범죄가 발생할 확률이 더 낮다. 담장을 다시 쌓는 것이 학생 안전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 의문이다"며 시교육청의 처사를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후 한동안 대구시와 대구시교육청의 입장은 평행선을 달렸으나 실무 협의를 가진 끝에 학교에 투시형 담장을 설치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으기에 이르렀다.

대구시 자치행정과 관계자는 "일반 담벼락과 달리 투시형 담장은 학교 내'외부 간의 소통이 비교적 자유롭고 담장 허물기 사업으로 조성된 녹지 공간과 소공원 등은 보존될 수 있어 담장 허물기 사업의 취지를 해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학교폭력과 학생 안전망 구축을 위해서라는 시교육청의 입장을 존중하기로 했다"고 했다.

이에 따라 올해 대구시의 담장 허물기 사업 예산을 지원받은 9개교 가운데 경진초교, 해안초교, 대구중, 대평중 등 7개교에 투시형 담장이 설치될 예정이다. 시교육청 심영회 교육시설지원단장은 "앞으로도 대구시와 협조해 낡은 담장을 허물고 녹지공간을 많이 조성하는 한편 교내가 잘 보이는 투시형 담장이나 사람이 통행할 수 없는 수목 울타리 설치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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