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전기 절약 동참해 전력위기 극복해야

입력 2013-01-16 07:44:47

기상학자들에 의하면 올겨울의 기록적인 한파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북극 해빙이 주된 원인이라고 한다. 연일 영하의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폭설까지 내리고 있다. 지난 3일 오전 11시 전국 최대수요전력은 7천652만kW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2009년 이후 연중 최대수요전력은 여름이 아닌 겨울에 나타나고 있다. 글로벌 경제 위기 이후 유가는 급등한 반면 전기요금은 원가 이하에 머물러 전기난방이 폭발적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주변에서도 전기온돌판넬, 전기난로 등 전기를 이용한 난방을 흔히 볼 수 있다.

이처럼 급증하는 전기수요를 전력공급이 제때에 따라가지 못해 전력수급 위기가 발생하고 있다. 급전 계통 운영을 담당하고 있는 전력거래소에서는 예비전력이 500만kW 이하로 떨어질 경우 전력수급경보를 순차적으로 '준비', '관심', '주의', '경계', '심각' 등 5단계로 나눠 발령한다. 올겨울 들어 아직까지 예비전력이 300만kW 이하인 '주의'단계까지 발령되진 않았다. 그러나 거의 매일 준비 경보가 발령됐고 관심 경보는 6차례나 나왔다. 2월 말까지는 겨울철 전력수급이 계속 불안한 상황이다.

전력수급 위기는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을 뜻한다. 전력수급 불균형은 연중 계속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계절에 발생하는데 전체 전기사용량의 20%를 차지하는 여름철과 겨울철 냉난방 수요 때문이다. 이러한 수급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공급을 늘이거나 수요를 줄여야 한다.

먼저 전력 공급을 확대하려면 막대한 비용과 오랜 공사가 필요한 발전소를 건설해야 한다. 또 석유 등의 발전원료를 해외로부터 더 많이 수입해야 하므로 많은 외화가 유출된다. 전기는 다른 상품과 달리 생산과 소비가 동시에 이루어지고 저장할 수도, 버릴 수도 없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일시적으로 발생하는 계절성 수요 때문에 천문학적인 투자와 연료 수입은 국가 경제적으로 심각한 낭비다. 미국'영국'일본 등 해외 선진국에서도 이러한 일시적 전력수요 증가에 대해서는 공급 확대가 아닌 수요 절감으로 대처하고 있다. 전력공급 확대가 경제적 낭비가 될 수 있고 장시간 소요돼 당장 조치할 수 없기 때문에 수요 절감에 힘을 쏟아 전력수급 위기를 극복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정부와 한전은 다양한 수요관리 제도 운영으로 전력수요 절감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부는 문 닫고 난방하기, 실내온도 20℃ 이하 유지하기 등 절전 규제를 시행하고 있다. 한전은 대규모 전기 사용자에 대한 '주간 예고제' 와 '긴급 절전제' 시행으로 전력수요 조정에 힘쓰고 있다.

그러나 전력수요 감축도 중요하지만 근본적으로는 범국민적 절전 동참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평상시에도 전기 절약 습관을 길러 소중한 외화 유출을 막아야 한다. 특히 불필요한 전원플러그 뽑기, 내복 입기, 실내온도 20℃ 이하 유지하기, 계단 이용하기 등 생활 속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작은 노력들이 전력 위기를 극복해 나갈 수 있는 힘이 된다.

한전에서 동계 전력수급 위기 극복을 위해 시행하고 있는 몇 가지 사례를 소개해 볼까 한다. 추운 겨울이지만 전기를 판매하는 한전은 사무실 난방을 거의 하지 않고 있다. PC 등 사무기기와 직원들 몸에서 나오는 온기만으로 버티고 있는 상황이다. 또 점심시간을 12시에서 11시로 앞당겼다. 이는 동계 난방수요로 인한 전력수요 증가가 오전 10시에서 낮 12시 사이에 나타나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위기 극복에 기여하기 위해서다. 프린터'복사기 등 공용설비의 전원을 하나로 묶어 퇴근 시 전원을 일괄적으로 끄고 있다. 실내 조명까지도 수급경보 단계별로 30%, 60%, 100% 소등하는 등 최소화하고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지금까지 국민들의 이해와 자발적인 동참으로 전력수급 위기를 극복해 왔다. 올겨울 동계 전력수급 위기 기간 중에서도 다가오는 1월 셋째 주와 넷째 주가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시간대별로는 오전 10시부터 낮 12시까지, 그리고 오후 5~7시이다. 범국민적 절전 동참으로 한 달 남짓 남은 겨울철 전력수급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해 나갈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김시호/한국전력 대구경북본부 본부장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