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억원 들여 작품 구입 예정, 남원에선 무료 기증 받아
##500년 역사 청송백자 홀대
청송군의 지나친 '심수관 도자기' 짝사랑(?)에 대한 말들이 많다.
군은 정유재란(1597년) 당시 전북 남원에서 일본으로 끌려간 조선의 도예가 심당길의 15세손인 심수관(본명 심일휘'54) 씨와 2010년 협약을 맺고 2015년까지 50억원을 들여 심수관 도자기 작품들을 사들이기로 합의했다. 군은 또 주왕산 입구에 20억원을 들여 '심수관 도예 전시관'을 건립하고 있다. '심수관 도자기'는 12대부터 이름을 대물림한 도예가 집안으로 현재 일본에서 활동하고 있다.
군은 지난해 4억원을 들여 21점의 심수관 도자기를 구입한 것을 비롯해 앞으로 해마다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의 예산을 들여 일본에서 심수관 도자기를 사들이고 있다. 하지만 심수관이 청송과 직접 관련된 것이 없을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전통 도자기 양식과는 차이가 있는 일본풍 도자기라는 점에서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심수관 도자기, 남원엔 무료기증
심수관 집안은 청송을 본관으로 쓰고 있다. 그 이상 그에 대한 행적은 청송에서 찾아볼 수 없다.
남원시는 1998년 도자기 '혼불'이라는 의미에서 가마 불을 채취해 일본 가고시마현 사쓰마정에 안치하는 '400년 만의 귀향'이라는 이벤트를 했다. 이후 심수관 씨와 인연을 맺어오다 2008년 심 씨를 남원시 명예시민으로 위촉하면서 남원 출신의 대표적 인물로 시책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남원시는 2011년부터 춘향테마파크 내에 '심수관 도예 전시관'을 건립해 운영하고 있다. 시는 게다가 심수관 도자기가 소유한 일본 내 도예전시관 내에 '남원홍보전시관'을 만들기로 약속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특히 심수관 도자기는 남원에 개관한 도예 전시관에는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에 이르는 도자기를 무료로 기증한 반면, 청송군에 개관할 도예 전시관에는 전량 판매한다는 것. 이 때문에 청송군이 심수관 짝사랑에 빠졌다는 말을 듣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청송군은 심수관 집안이 청송이 본향이고 청송에 대해 각별히 생각한다고 밝히고 있다. 군은 심수관 씨가 청송을 몇 차례 방문했고 남원과 더불어 청송을 제2의 고향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500년 역사의 청송백자 홀대
청송군의 심수관 도자기에 대한 짝사랑에 비해 50년 만에 되찾은 500년 역사의 청송백자에 대한 홀대가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 군이 원형을 잃어버린 심수관 도자기에 쏟는 예산과 정성을 청송백자 전승과 발전을 위해 사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주민 A(52) 씨는 "청송에는 1958년 명맥이 끊어졌던 500년 역사의 청송백자를 2006년 각고의 노력으로 마지막 전수자를 찾아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며 "군이 왜 청송백자를 살릴 생각은 하지 않고 400년 동안 일본에서만 활동한 도예가 집안의 일본 도자기를 사들이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청송백자는 흙으로 빚지 않고 돌가루를 활용해 만들어 '청송사기'로 알려져 있다. 1944년부터 1958년까지 마지막 전수자로 도자기 굽는 기술을 배웠던 고만경(84) 옹이 당시 군 입대를 하면서 명맥이 끊겼다가 2007년 매일신문이 6회에 걸쳐 기획시리즈 '청송백자'를 통해 소개하면서 청송백자 발굴, 재현사업이 본격화됐었다.
하지만, 청송군은 올해 매월 전수자 2명에게 각 70만원의 전수비 지원과 청송백자 재현 특별전 1천만원, 일본특별전 참가 1천350만원, 청송백자마을 관광자원화사업 기본계획 용역 3천만원, 각종 공과금과 운영비 등을 모두 포함해 3억여원의 예산을 편성하는 데 그치고 있다.
◆청송군 "사업은 예정대로"
심수관가 도예는 1598년 정유재란 때 남원에서 일본으로 끌려간 심당길의 후손들이 15대에 걸쳐 420여 년 동안 남원 도예기법을 대대로 계승 발전시켜 오늘에 이르렀다.
심당길의 12대 후손인 심수관에 이르러 사쓰마도자기로 빛을 보게 되는데, 이 도자기는 일본의 3대 도자기이자 세계 도자기의 명품으로 알려지게 된다.
심수관가는 그를 기리기 위해 그때부터 '수관'을 가문의 세습명으로 사용하고 있다. 현재는 15대 심수관이 가문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심수관가(家)는 한국성을 고집하며 420여 년 동안 가업을 이어 오고 있는 사쓰마도기의 종가로 청송백자와도 유사한 도석, 돌을 갈아 도자기의 색을 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한동수 청송군수는 "비판적인 시각으로 보면 끝도 없다"며 "심수관 도자기와 관련한 사업들은 전문가들을 통해 충분한 타당성 조사를 하고 고심한 끝에 진행되는 사업이며 현재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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