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부] 너~무 추워

입력 2013-01-05 07:10:18

"추워도 너~무 추워."

요즘 날씨를 유행어로 표현한 것이지만, 처음 맞는 강추위가 계속되고 있다. 오늘이 일 년 중 가장 춥다는 소한(小寒)이라는 말까지 들으니 한기가 더 느껴지는 것 같다. 속담에 '대한이 소한 집에 놀러 갔다가 얼어 죽는다' '소한에 얼어 죽은 사람은 있어도 대한에 얼어 죽은 사람은 없다'는 것이 있다. 글자 뜻대로라면 대한(大寒)이 더 추워야 할 텐데 '작은 추위'라는 소한이 더 추운 이유는 뭘까?

24절기는 중국에서 유래했고 주나라 때 황하 유역의 날씨에 맞춰 정해 놓은 것이어서 다소 차이가 있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예로부터 소한 때가 가장 추웠고 눈도 많이 내렸기에 그런 속담이 나온 것이다. 며칠만 더 견디면 지금보다 더한 추위는 없지 않을까 싶다.

추위에 심한 고통을 호소하는 이들이 주위에 아주 많다. 유독 추위를 타는 체질이라며 겨울철만 되면 집안에 틀어박혀 외출도 하지 않는 이들이 있다. 그 때문에 '겨울 우울증'이라는 신종 질병도 생겨나는 것 같다. 공연히 심한 무기력감을 느끼거나 짜증이 많아지는 증상을 보이면 이를 의심해야 한다. 심한 중증이 아니라면 누구라도 가벼운 '겨울 우울증'이 있기 마련이다. 얼마 전 한 취업 사이트가 직장인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10명 중 7명이 겨울 우울증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이를 이겨내려면 열심히 활동하는 수밖에 없다. 춥더라도 더 움직이고 햇볕을 자주 쬐는 것이 좋다고 한다.

추위 탓에 움직이기 싫어하는 이들이 많지만, 타고난 신체 구조와 체질만 본다면 추위를 가장 잘 이겨낼 수 있는 인종은 황인종이다. 서양인이 한겨울에 반바지 입고 바다 수영을 즐기는 모습을 자주 보여줬기에 추위를 잘 이겨낼 것 같지만, 생활 스타일일 뿐이지 전혀 그렇지 않다.

수십만 년 전 아시아인들은 시베리아'몽골을 거쳐 이동하면서 영하 20, 30℃ 이하를 충분히 견딜 수 있는 체질을 갖게 됐다는 것이 최근의 연구 결과다. 몽골 계통의 황인종은 추위에 적응하고 열의 손실을 막기 위해 사지가 짧아지고 입술은 얇아지고, 귀와 눈은 작고 가늘게 바뀌었다고 한다. 피하지방이 축적되는 '짜리몽땅'한 신체로 진화한 것은 전적으로 추위를 이겨내기 위해 몸 스스로 짜낸 고육책이었다. DNA가 그렇게 타고났다면 '이런 추위는 별것 아니다'라는 생각을 가져봐도 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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