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야 대령' 대구-인도 代를 이은 아름다운 인연

입력 2013-01-04 09:58:50

매일신문 소개된 '6·25참전' 나야 대령 딸이 수성구청에 1천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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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전쟁에 참전했다 숨진 아버지 나야 대령의 기념비를 관리'보전해달라며 딸 파바시 모한 씨가 대구 수성구청장에게 보낸 편지와 1천달러 우편 채권.

"아버지 기념비 잘 부탁합니다."

6'25전쟁에 참전했다 숨진 인도 출신의 우니 나야(Unni Nayar) 대령과 대구 수성구와의 인연(본지 2012년 8월 25일 5면 보도)이 당대를 넘어 딸에게까지 연결되면서 아름다운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나야 대령의 딸 파바시 모한 씨는 최근 아버지 기념비를 잘 관리'보전해 달라며 미화 1천달러(한화 100만원 상당)를 우편 채권으로 이진훈 대구 수성구청장 앞으로 보내면서 '인도에서 대구로' 국경을 넘은 아버지에 대한 사랑을 전해온 것.

나야 대령은 6'25전쟁 때 국제연합한국위원단 인도 대표로 한국에 왔다가 1950년 8월 12일 경북 칠곡 왜관 근처 낙동강전투에서 지뢰 폭발로 숨졌고, 8월 13일 대구 수성구 범어동 주일골(현재 KBS 대구방송총국 남쪽 야산)에 화장된 뒤 12월 7일 그곳에 기념비가 건립됐다.

파바시 모한 씨는 돈과 함께 동봉한 편지에 "이제 한국과 대구는 저의 제2의 고향이 됐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한국땅에 잠들어 있다는 걸 믿어 의심치 않는다"며 "신이 허락하신다면 다시 멋진 한국을 방문하고 싶고 한국과 인도의 유대관계를 강화하는 데 미약하나마 힘을 보태고 싶다"고 적었다.

파바시 모한 씨는 어머니의 영현 안장식에 대한 감사의 마음도 잊지 않았다. 지난해 8월 24일 억수같이 쏟아지는 장맛비 속에서도 보훈단체회원과 인근 주민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나야 대령과 미망인 비말라 나야 여사의 영현 안장식이 거행됐다.

비말라 나야 여사는 짧은 3년 동안의 신혼 생활을 끝으로 머나먼 이국땅에서 숨진 남편을 떠나보낸 뒤 51년간의 순애보를 간직하다 2011년 9월 숨지면서 '남편 옆에 묻히고 싶다'는 유언을 남겼고, 마침내 남편의 곁으로 오게 됐던 것.

파바시 모한 씨는 "어머니 유골을 아버지 기념비 옆에 묻게 해 달라는 어머니의 마지막 소원을 이뤄주신 데 대해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실제 이렇게 될지 상상도 못했다"며 "아버지에게 마지막 안식처를 주셨을 뿐만 아니라 기념비까지 설치해 존경해 주신 데 대해 깊이 감명받았다"고 했다.

수성구청은 비말라 나야 여사 영현 안장식을 계기로 지난해 12월 국비와 구비 등 1천300만원을 들여 헌화대 설치 등 나야 대령 기념비 정비 공사를 했고, 올 3월 인도 푸네시와 정식 자매결연을 체결할 계획이다.

이진훈 수성구청장은 "나야 대령 기념비를 소중히 잘 관리하고, 한국과 인도의 우호 교류 및 부부 사랑, 효도의 상징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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