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잘 모른다고 일자리 차별…달라지겠죠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한국에 온 외국인 근로자와 새터민. 그들에게도 새해는 밝았다. 지난해는 낯선 환경은 물론 경기침체 여파로 힘들었다. 그러나 그들은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 꿈을 버릴 수 없기 때문이다. 그들의 새해 소망을 들어봤다.
◆"10년 넘게 가족 못 봐"
네팔 출신 외국인 근로자 로미(35) 씨는 지난해 경기침체로 다니던 직장이 어려워지면서 일자리를 잃었다. 벌써 4개월째다. 네팔에서 돈을 많이 벌어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을 아내와 자식들만 생각하면 걱정이 많다.
그는 "새해에는 경기가 회복돼 일자리도 구하고 돈을 많이 벌어서 하루빨리 가족들 곁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했다.
특히 딸이 많이 보고 싶단다. "딸이 두 살 때 한국에 왔어요. 10년이 지났으니 벌써 열두 살이 됐겠네요. 많이 컸을 텐데. 많이많이 보고 싶습니다." 그러나 로미 씨는 갈 수 없다고 말한다. 미등록 근로자이기 때문이다. "가면 절차가 복잡하고 어려워 다시 오기란 불가능합니다." 로미 씨가 바라는 새해 소원 한 가지가 더 있다.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부당한 차별이 없었으면 하는 것이다. 열심히 일을 하는 사람도 제대로 임금을 받지 못하는 데다 무시당하기 일쑤라는 것.
"피부 색깔이 다르다고 차별하고, 사업장에서 인권침해를 당하는 경우도 있어요. 대통령을 새로 뽑았으니 개선될 것으로 희망합니다."
그는 "한국을 잘 모른다고 부당하게 차별 대우하는 풍토가 새해에는 사라지기를 소망한다"고 했다.
디 파커(21'네팔) 씨 역시 6개월 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둬 실직자다. "섬유공장에서 일했는데, 하루 2교대로 죽도록 일해도 손에 들어오는 돈은 100만원 정도밖에 되지 않았어요. 그래서 그만뒀는데, 다시 일자리를 구하기가 힘들어요." 다시 일자리를 얻지 못할까 걱정이 태산이다. 파커 씨는 "빨리 돈을 많이 벌어 부모님이 계시는 네팔로 돌아가고 싶다"고 했다. 아데스(33'네팔) 씨는 13년 전에 한국에 왔다. 금형과 벽지, 가발 공장에서 일했다. 아데스 씨 역시 4개월 전에 해고됐다. "막막하죠. 빨리 일자리를 얻어야 하는데…." 아데스 씨는 네팔에 부인과 아들이 있다. "보고 싶죠. 많이 보고 싶어요. 꿈에 나타나기도 합니다." 그러나 아데스 씨는 갈 수 없다고 했다. "일단 귀국하면 다시 오기 어려우니까 갈 수 없어요. 돈 벌어서 가야 해요. 네팔을 떠나올 때 아들이 한 살이었는데 이제 14살이 됐겠네요. 아버지 얼굴을 알아볼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탈북 이주민 복지 나아졌으면…"
새터민(북한 탈북자) 이선정(가명'46'여) 씨는 여느 서민들과 새해 소망이 다르지 않다. "고정적인 일자리를 얻어 아들과 행복하게 살고 싶어요." 이 씨는 1999년 북한을 탈출해 중국을 떠돌다가 2009년 한국에 정착했다. 현재 아들과 단둘이 살고 있는 이 씨는 "취업을 하려 해도 북한 사람이라고 하면 차별받는 일이 종종 있다"며 "불이익을 당할까 봐 북한 사람이 아니라고 둘러댄다"고 했다. 이 씨는 파트타임이 아닌 정식 일자리를 얻어 안정적인 생활을 하고 싶다고 했다. "대통령 선거 때 복지 문제가 화두였는데, 새터민에 대한 대책도 있었으면 해요. 새해엔 목숨 걸고 한국으로 넘어온 새터민들의 꿈들이 모두 이루어지길 소망한다"고 했다.
박민정(가명'43) 씨 역시 새터민으로 현재 남편과 아들(17), 딸(10) 등 네 식구와 함께 살고 있다. 박 씨는 가족 건강을 바랐다. "건강이 제일이죠. 특히 남편은 혈압이 높고 간이 좋지 않은데 건강했으면 합니다." 그리고 아들에 대한 희망을 나타냈다. "올해 아들이 고3인데. 준비 잘해서 원하는 대학에 들어갔으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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