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의 생각은?] 부조금, 얼마면 적당할까

입력 2013-01-03 14:26:11

계산적인 부조금 문화 씁쓸… 3만원 넘지 않아야

결혼 시즌이 되면 부조금 들고 예식장 찾기에 바쁘다. 두 세 곳 예식이 겹치는 날이면 축하하러 가는 마음보다 인사치레나 하고 부조금 봉투만 던져 놓고 오기 바쁘다. 그래서 우편으로 부조금을 전하거나 청첩장에 부조금 접수 계좌번호를 적는 풍속도 생겨났다. 하지만 이는 너무 계산적이고 각박한 것 같아 씁쓸하다.

결혼식 알리는 세태를 살펴보자. 체면 문화의 영향인지 몰라도 가급적 많은 사람을 동원하려 든다. 집안도 과시하고 부조금도 많이 걷으려는 의도가 강하다. 결혼식을 올리는 측은 어쩌다 한번 본 사람까지 초대한다. 청첩장을 받고도 보낸 사람이 누군지 몰라 한참 고개를 갸우뚱하는 일을 한번쯤 겪어 봤을 것이다. 청첩장이 마치 고지서처럼 느껴지고, 참석 여부를 고민하게 된다.

결혼식에 가서 마지못해 참석해 부조금 봉투만 내밀고 결혼식이 진행되는 동안 밥 먹기 바쁜 모습도 꼴불견이다. 그런가하면 예식장 주변은 교통체증으로 몸살을 앓는다. 더구나 참석자는 오고 가는 시간까지 합쳐 서너 시간은 들여야 한다. 이런 결혼식 참석이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다는 말인가.

청첩장은 가까운 친척 및 진심으로 축하해줄 사람을 엄선해 보내야 한다. 결혼식을 알리고 부조금을 전하는 것이 계산된 거래로 의미가 왜곡돼서는 안 된다. 결혼식장에 화환이 많이 진열되고 사람이 많이 모이면 그 사람의 사회적 지위나 인격으로 드러난다는 착각을 버려야 한다. '인륜지대사'를 상거래로 변질시키는 행태는 결혼식을 우울하게 만든다.

부조금은 남을 의식하지 말고 본인의 능력과 뜻에 따라 성의껏 준비하면 되고, 경우에 따라서는 부조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한다. 꼭 부조금을 전하고자 한다면 봉급생활자나 서민들의 경우 3만원을 넘지 않는 것이 적당하다고 생각한다.

결혼식 부조금으로 아파트 한 채 값이 들어왔다는 등 얘기로 위화감을 조성하는 경우를 보면 서글프다. 가까운 친척이나 친분에 따라 다를 수 있겠지만 한마디로 '받아서 반갑고 진심으로 축하해 줄 수 있는' 청첩장을 보내야 한다. 그러면서 부조금으로 상부상조하는 미덕을 이어나가야 한다.

궁극적으로는 선진국처럼 결혼식을 가족 단위로 치렀으면 한다. 조촐하면서도 정이 담긴 가족 잔치야 말로 낭비와 불편을 줄이고 신혼가정의 행복을 빌어주는 뜻 깊은 행사가 될 수 있다.

송재하(대구 수성구 만촌1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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