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장 불허…지난 정권 가신과 달라지나
이번 대선의 최대 공신은 누가 뭐라고 해도 '친박'이다.
'친박'이라는 계파가 없었다면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이명박정부 5년 동안 정치적 생명을 유지할 수 없었을 것이다. 대선에 출마할 수도 없었을 것이다. 거꾸로 박 당선인이 없었다면 '친박'이라는 계파도 존재할 수 없다. '친박'은 박근혜 당선인을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한 정치적 집단이었다.
새해 벽두부터 활동을 시작할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구성을 앞두고 친박계의 행보에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987년 대통령 직선제가 도입된 후 당선된 역대 대통령들은 항상 가신과 측근 그룹들을 통해 국정을 이끌어왔다. 하물며 3공화국 시절에도 육군사관학교 출신들을 중심으로 한 군부 엘리트들이 정권 핵심 세력을 형성했다. 또한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도 자신들과 함께 민주화 투쟁에 나섰던 '상도동계'와 '동교동계'로 대표되는 가신들을 중용했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노사모' 등 코드인사를 통해 친노세력을 양성했다. 이명박 정부를 이끈 주도세력은 친이계였다.
가신과 측근은 대통령의 정치철학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있을 뿐 아니라 대통령과 정치적으로 함께 성장하면서 책임정치를 구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는 평가와 동시에 각종 비리가 만연했다는 점에서 부정적인 평가도 동시에 받고 있다.
그런 점에서 친박계는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되자 마자 '경계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인수위 기간 뿐만 아니라 차기 정부 내내 '친박'으로 대표되는 가신'측근 그룹들의 행보는 국민적 관심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친박'이 정치집단으로 형성된 것은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의 2007년 대선 후보 경선 때였다.
대선 후보 자리를 두고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당선인이 사생결단의 승부를 벌이는 과정에서 각 캠프에 참여한 인사들끼리 끈끈한 계파적 동질감을 형성한 것이다.
이때 박 당선인 캠프의 전면에 섰던 김무성'유승민'최경환'이혜훈'유정복'서병수'허태열 등이 친박 핵심이다.
일부에서는 친박의 등장 시기를 2004년으로 거슬러 추정하기도 한다.
차떼기 파문과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위기에 빠진 당을 구하기 위해 박 당선인이 2004년 당대표로 올라 당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함께 당무에 참여했던 인사들이 원조 친박이라고 하지만 그때는 계파 의식이 아예 없었다. 이들 원조 친박 그룹들은 2007년 경선 과정에서 이 대통령 캠프로 넘어가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친박이 언론에 집중 조명받은 것은 2008년 총선 때였다.
친박계가 대거 공천에서 탈락하자 박 당선인은 '국민도 나도 속았다'며 불만을 터뜨렸고 결국 총선 과정에서 적잖은 공천 탈락자들이 회생, 친박계의 부활을 예고했다. 김무성, 박종근, 고 이해봉전 의원 등이 대표적인 '살아서 돌아 온' 친박계라면 조원진 의원 등은 친박연대로 출마, 친박계로 편입됐다.
이명박 정부 임기 말에 이르자 다시 친박 울타리로 복귀하는 '복박'그룹이 생겨났고 박 당선인의 정책자문 그룹을 이끌던 인사들과 총선, 대선을 거치면서 확장된 '신박 그룹'도 형성됐다. 이한구 원내대표와 이학재 전 비서실장 등이 이 그룹에 속한다. 비상대책위를 통해 수혈된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과, 이상돈'이준석 비대위원 등은 '외부수혈' 신박 그룹이다.
관심은 이들 친박 인사들의 향후 행보에 집중되고 있다. 정치권의 일반적인 관측은 이들 친박 역시 지난 정권의 핵심 세력과 다르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박 당선인이 '2인자'나 좌장을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박근혜 정부가 출범하더라도 특정인이 친박 그룹 전체를 이끄는 모습은 보는 일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자칫 친박 그룹 내에서 권력 투쟁 양상이 나타날 수도 있지만 지금까지 박 당선인이 계파 정치를 용납하지 않았던 만큼 지난 정권에서 드러났던 가신 그룹의 폐해는 두드러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친박 의원들도 "친박은 박근혜 대통령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한 사람들을 통상적으로 지칭하는 것인데 친박 의원끼리 정치적 세를 규합하는 일은 지금까지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며 말을 아끼고 있다. 유광준기자 jun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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