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 기업 직원 노골적 차별…지역·소상공인 배려 전혀 없어
이랜드그룹의 문어발식 영업 확장이 업계 비난을 사고 있다. 인수합병(M&A) 대상 기업 직원들을 차별대우하고 지역'소상공인과의 상생을 외면하고 있다. 또 업계와 일반인이 관심을 가지는 M&A에 뛰어들었다 발을 빼는 식으로 홍보 효과를 노리는 꼼수까지 부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랜드그룹은 M&A로 성장한 기업인 만큼 사회환원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하지만 정작 사풍은 지역 상생과는 거리가 멀다"고 꼬집었다.
◆M&A 성공하면 안면몰수
이랜드그룹은 2006년 한국까르푸 인수를 시작으로 M&A에 사운을 걸었다. 이랜드는 M&A를 통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자산 5조1천억원에다 계열사 30개를 보유, 국내 자산 순위 61위의 재벌기업으로 올라섰다. 1980년 패션사업으로 시작한 이랜드는 유통업, 호텔, 패밀리 레스토랑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M&A를 주요 전략으로 이용했다. 박성수 회장 스스로도 M&A를 통한 성장을 강조하고 있다. 대구에서는 2010년 동아백화점과 우방랜드(현 이월드)를 인수했다.
하지만 이랜드그룹의 무차별적 M&A는 많은 부작용을 낳고 있다. 이랜드는 문어발식 M&A로 2010년부터 재무안전성이 흔들리고 있다. 2010년 3조1천607억원이던 부채는 올 들어 5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이랜드의 지주회사인 이랜드월드의 경우 부채 비율이 지난해 기준 408.8%에 달한다.
M&A 대상 기업 직원에 대한 처우도 비난을 사고 있다. 2007년 이랜드그룹은 뉴코아와 홈에버(옛 까르푸)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비정규직 근로자들을 대량 해고했다.
실제로 동아백화점의 경우 최근 3년간 회사에 대한 불만으로 퇴사한 직원이 50명이 넘을 정도로 차별이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퇴사한 한 직원은 "M&A를 당한 기업의 본래 직원들은 낙인이 찍혀 있다고 보면 된다"며 "성과급 등의 실질적인 차별 외에도 은근하게 퇴사 압박을 가하는 등 이랜드는 M&A 상대 기업에 대한 배려를 전혀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여기에 계열 유통업체에 기존 수수료 매장을 뺀 뒤 이랜드 직영 브랜드를 입점시키고, 판매수수료를 인하하는 유통업계 상도의에도 역행하고 있다. 지난 5월 NC백화점 등의 입점업체 수수료를 3% 인상하고 이후 3%대 추가 인상도 단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입점업체는 "이랜드가 M&A에 비용을 중소상공인들의 주머니에서 짜내는 식으로 경영을 하고 있다"며 "판매수수료가 28%로 현대'롯데 등 유명 백화점과 같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지역사회와의 상생도 외면하고 있다. 대구시의 2011년도 유통업체 지역기여도 추진 실적에 따르면 동아백화점은 2010년 용역서비스 지역 발주 비율이 100%였으나 지난해엔 57.1%로 반 토막 났다. 또 지역 은행 정기예금 예치도 제로(0)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랜드는 무차별적 M&A를 홍보 수단으로 이용하는 꼼수를 부리는 한편 M&A 이후 기업'직원 관리, 지역과의 상생 등을 대놓고 외면하고 있다"며 "동아백화점과 이월드에 이어 NC아울렛을 오픈하고, 동성로 일대에도 자사 브랜드 매장 20여 개를 보유하면서 지역경제를 조금씩 갉아먹고 있다"고 말했다.
◆홍보 효과 노린 꼼수
업계에서 이랜드의 M&A가 입방아에 오르는 또다른 이유는 홍보 효과를 노리는 꼼수 때문이다. 수천억원대 이상의 굵직한 매물이 나올 때마다 M&A 참여를 발표하지만 실제로 성사된 것은 거의 없다. 가장 화제가 됐던 것은 미국 프로야구 구단 LA다저스 인수 시도다. 올 1월 이랜드는 약 2조3천억원을 들여 LA다저스를 인수하겠다고 나서면서 국내외에서 이목을 끌었다. 하지만 슬그머니 인수 작업을 멈췄다.
이외에도 2천억원 규모의 프랑스 아웃도어 브랜드 '라푸마'를 비롯해 미국 스포츠 브랜드 '케이스위스', 신발 '컬렉티브브랜드'(CBI), 2천500억원의 쌍용건설 인수전 등 이름만 올린 M&A 시도가 비일비재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이랜드는 매물이 떴다하면 무분별하게 M&A를 시도하고 있는데 갈수록 도가 지나치고 있다"며 "이제 업계에서는 이랜드가 M&A에 참여한다고 해도 신경조차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김봄이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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