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운각 오동나무, 대선 전 우물 벽 뚫고… '화제'

입력 2012-12-24 10:54:47

박정희 전 대통령 하숙집 '청운각'

문경시 문경읍에 있는 청운각의 우물 밖으로 오동나무가 나와 있다. 우물 중간쯤 되는 벽에서 자연적으로 뿌리와 싹이 나왔다. 문경
문경시 문경읍에 있는 청운각의 우물 밖으로 오동나무가 나와 있다. 우물 중간쯤 되는 벽에서 자연적으로 뿌리와 싹이 나왔다. 문경'고도현기자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과 관련, 문경 청운각에서 최근 자라고 있는 우물 속 오동나무가 화제다.

경상북도 보존 가옥인 청운각은 1928년 1천여㎡의 땅에 지어진 건물로, 박정희 전 대통령이 1937년 4월부터 1940년 3월까지 문경 서부심상소학교(현 문경초교) 교사로 근무하던 시절에 살던 하숙집이다.

박 전 대통령과 고 육영수 여사 영정을 모셔놓은 이곳에는 당시 박 전 대통령과 문경초교학생들, 이웃주민들이 식수로 사용했던 깊이 5m 정도의 우물도 그대로 보존되고 있다.

이 우물은 '청운각 샘'으로 불려지기도 하는데, 18대 대선을 17개월 앞둔 지난해 7월 잎과 가지가 무성한 높이 2m의 오동나무가 우물 위로 솟아올랐다. 누가 심은 것도 아닌데 우물 중간쯤 되는 벽에서 자연적으로 싹이 나와 우물 위 철망 사이를 뚫고 꼿꼿이 자라는 강한 생명력을 보여주고 있다.

오동나무는 예부터 봉황이 유일하게 둥지를 튼다는 나무로 전해져, 지역 주민들 사이에 여러 가지 해석이 나오고 있다.

장자는 '오동나무 아니면 봉황새가 내려앉지 않는다'고 했고, 옛 문헌과 전설에도 오동나무는 상서로운 봉황이 가려 앉는 나무로 언급돼 있다. 이 때문에 박 전 대통령의 제자모임인 청운회 회원들과 문경지역민들 사이에서는 "하늘에 있는 박 전 대통령이 대권도전을 선언한 딸을 돕기 위해 오동나무를 보낸 것"이라며 오동나무와 박 당선인과의 연관성을 부각시키고 있다.

또 "딸처럼 정성을 다해 키운 오동나무는 딸의 혼처가 정해지면 가차없이 잘랐다"는 옛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봉'이 이미 내려앉은 나무, 즉 딸의 배필이 정해진다면 다른 '봉'은 필요 없는 까닭에 또 다른 '봉'이 내려앉지 못하도록 오동나무를 아예 베냈다는 것.

일부 주민들은 "이 신비스런 오동나무도 청운각과 함께 잘 관리해야 된다"고 하고, 또 다른 주민은 "박근혜 후보가 당선된 만큼 이제는 오동나무를 잘라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문경'고도현기자 dor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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