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날씨와 전력난으로 내복의 인기가 높다. 2030 젊은 세대들도 내복 입기 대열에 동참하면서 속옷업계는 물론이고 SPA 브랜드, 아웃도어 브랜드와 대형마트까지도 내복을 출시하면서 내복 시장이 뜨거워지고 있다.
◆내복 입으면 3℃ 보온효과
내복시장은 빠르게 커지고 있다. 국내 내복시장 규모는 2009년 1조3천억원, 2010년 1조5천원, 2011년 1조8천억원에서 올해는 2조원을 넘길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잊혀가던 내복이 최근 들어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것은 경기 불황과도 연관이 깊다. 소비가 위축되면서 난방 에너지를 절감하기 위해 내복을 찾는 소비자들이 많기 때문이다. 게다가 정부 차원에서도 전력난을 돌파하기 위해 관공서 및 각종 대형건물의 실내온도를 제한한 것도 내복 업계로서는 반가운 일이다.
이런 원인과 함께 20, 30대 내복을 기피하던 젊은층이 내복을 입기 시작한 것도 내복 시장 성장을 견인했다. 세련된 디자인과 얇은 소재로 젊은층도 부담없이 입을 수 있는 내복이 출시되면서 20, 30대가 내복시장에 합류한 것.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특히 인기를 끌고 있는 내복은 스파브랜드 유니클로의 '히트텍'이다. 이 제품은 세계적으로 3억 장가량이 판매됐고, 국내에서도 지난 한 해 300만 장, 올해는 500만 장 판매를 눈앞에 두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히트텍은 사실상 젊은층에게 내복에 대한 편견을 없애준 1등 공신"이라며 "히트텍이 출시된 2008년 이후 젊은층의 내복 구매가 빠르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겨울철 내복 입기는 정부에서도 권장하고 있다. 환경부가 2009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온(溫)맵시' 캠페인은 '따뜻하면서도(溫) 맵시까지 더해주는 옷차림'이라는 의미의 내복 입기 운동이다. 고유가 시대에 난방비를 줄여주는 동시에 생활 속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기 때문에 환경부가 온맵시 캠페인을 추진하고 있다.
내복을 입으면 체감온도가 3도가량 올라가 그만큼 실내 온도를 낮출 수 있는데 연간 344만t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일 수 있으며, 이는 약 12억 그루의 어린 소나무를 심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낸다는 것이 환경부의 설명이다.
내복을 입고 난방 온도를 낮추면 에너지 절감뿐 아니라 피부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겨울철의 지나친 난방은 피부 건조의 원인이 되는데 내복을 입으면 피부 속 수분을 유지하는 효과가 있어 건조함을 막아준다. 또 외부와의 온도 차를 줄여 감기를 예방하는 효과도 있다.
더불어 겉옷의 수명을 단축해주는 부가적인 효과도 있다. 내복을 입으면 피부의 분비물을 흡수해 겉옷이 변질되는 것을 막아준다. 옷은 세탁을 자주 하면 변형이 되고 수명도 짧아지는데 내복을 입어 세탁횟수를 줄일 수 있다.
◆발열내복, 꼼꼼하게 따져봐야
20, 30대를 내복시장으로 끌어들인 '히트텍'은 일명 '발열내복'이다. 땀이나 체온, 마찰에 의해 열을 내는 기능성 원단으로 제작된 내복인 발열내복의 인기로 히트텍 외에도 내복업체, 대형마트도 저마다 발열내복을 선보이고 있다.
기능성을 앞세운 만큼 가격은 만만치 않다. 반면 발열 효과와 성능은 가격대비 미미한 경우가 많아 소비자들의 불만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해 발열내복 관련 소비자 불만 접수 건수는 모두 109건이었다. 올해 들어서도 10월까지 13건이 접수됐다.
실제로 한 방송에서는 1만원대 내복과 16만원대 내복의 발열 기능 차이를 비교하는 실험을 했다. 그 결과 성능 면에서 큰 차이가 없다는 결론이 나왔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발열 효과를 부풀린 한 내복 광고에 대해 허위과장광고라며 시정조치를 내리기도 했다.
직장인 심주헌(31) 씨는 "정장 안에 입을 발열내복을 한 유명 아웃도어 브랜드에서 10만원대에 구입해서 입었는데 발열 효과를 크게 느끼지 못했다"며 "이후 대형마트에서 1만원대의 발열내복을 사서 입었는데 전혀 차이가 없었다"고 말했다.
발열내복 효과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자 의류 발열량을 확인할 수 있는 국가표준시험방법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국내에는 현재 의류의 발열기능을 검증한 국가표준 시험방법이 없고, 발열 소재 함유량 등의 표기도 의무 사항이 아니다. 이 때문에 소비자들의 합리적인 소비가 필요하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발열내복을 구입할 때는 가격만 보고 구입하지 말고 성능과 이용자들의 평가 등에 비춰 현명한 소비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봄이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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