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박근혜 당선인, 새로운 역사 창조하라

입력 2012-12-20 11:22:58

박근혜 제18대 대통령 당선인이 역사 앞에 섰다. 헌정 사상 첫 여성 대통령의 탄생이자 19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처음으로 과반 지지를 얻는 대통령이 됐다. 박 당선인은 또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에 이어 부녀가 대통령이 되는 기록도 세웠다. 헌정사적으로 여러 의미를 담은 화려한 기록들이 박 당선인에 의해 역사로 만들어졌다.

이번 대선은 범보수 진영과 범진보 진영이 총결집해 겨루면서 치열한 접전이 펼쳐졌다. 결과적으로 국민은 이명박 정권을 뛰어넘어 시대 교체를 이루겠다는 박 당선인의 손을 들어줬다. 야권 진보 진영은 정권 교체를 역설했으나 국민의 마음을 얻는 데 한계를 드러냈다. 승자는 패자 앞에 겸허해야 하고 패자는 반성을 통해 거듭나야 한다.

박 당선인의 앞에는 승리의 기쁨을 누릴 새도 없이 무거운 과제들이 쌓여 있다. 여러 난제 중 가장 먼저 챙겨야 할 것은 민생이다. 국민은 지난 5년간 청년 실업과 중소 자영업자의 몰락, 비정규직 근로자의 양산 등 극심한 경제 양극화가 개선되지 않아 고통받았다. 이를 잘 아는 박 당선인은 '민생 대통령'이 되고 '국민 행복 시대'를 열겠다고 약속했다. 박 당선인은 일자리 창출, 시장 공정 질서 확립, 복지 확대 공약을 착실히 실천함으로써 국민의 눈물을 닦아줘야 한다. 가라앉는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리려면 성장 동력도 되살려야 한다.

민생'국민 통합 등 무거운 과제 놓여

국민 통합 또한 시급한 과제이다. 박 당선인은 대선 과정에서 세대 간 갈등과 이념적 충돌이 커 후유증이 적지 않은 상황을 잘 수습해야 한다. 과반의 지지를 얻은 만큼 자신에게 표를 찍지 않았던 유권자들도 절반 가까이 되는 현실을 잘 헤아려 국민에게 다가가야 한다. '국민 대통합'을 이루겠다는 약속에 따라 탕평 인사 등을 통해 국민이 화합하는 길을 제시해야 한다.

북한과의 관계와 동북아의 안보 환경 변화에 따른 외교'안보 문제 역시 중요하다. 북한은 김정은 체제가 들어선 지 1년이 다 된 상황에서 한반도의 위기를 지속시키고 있으며 중국과 일본은 집권층의 얼굴이 바뀌었다. 특히 일본은 우경화가 두드러져 한반도의 새로운 불안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박 당선인은 안보를 강화하면서 한반도의 안정을 가져올 수 있도록 현 국면을 슬기롭게 타개해 나가야 한다.

변화와 개혁 이뤄내길

시대적 요청으로 떠오른 정치 쇄신의 과제도 소홀히 할 수 없다. 중앙당 중심의 정당 구조를 개선, 공천권을 국민에게 돌려주는 방안, 대통령의 권력 분산, 국회의원 특권 폐지 등에 대해 진지한 검토를 해야 한다. 무엇보다 대결적 자세에서 벗어나 야당과도 끊임없는 대화를 통해 타협의 정치 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 정치적 편향성 논란으로 도마 위에 오른 검찰 개혁 방안도 차질 없이 수행해 나가야 한다.

박 당선인에게는 대선 과정에서 과거사 인식에 대한 논란과 소통 능력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과거의 굴레에서 벗어나 미래를 지향하는 지도자가 되려면 새 시대에 맞는 민주적 리더십을 정립해 나가야 한다. 이명박 정권 동안 민주적 가치가 훼손되는 사건들이 있었던 점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다. 첫 대국민 당선 인사에서 처럼 낮은 자세로 적극적인 소통에 나서고 반대 진영을 포용할 수 있는 관용의 덕목을 계속 지켜나가야 한다.

박 당선인이 이끄는 새로운 정부가 성공하길 바란다. 국정 인수 단계부터 현안들을 철저히 챙기는 것이 성공을 담보할 수 있다. 당선인의 공약이 한계가 있다면 야당의 정책도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국민도 누구를 지지했는지를 떠나 대선 과정의 앙금을 털고 일상으로 돌아가 박 당선인과 새 정부의 성공에 힘을 보태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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