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권역별로 그물망 섭렵…文, 전략지·지역 안배 나눠

입력 2012-12-15 08:00:00

대선 후보 동선은 어떻게 결정되나

선거에서 동선(動線)은 전략이다. 전략지와 취약지는 물론이고 우호 지역까지 빠짐이 없어야 한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의 일정과 동선에 대한 아이디어는 '밑에서부터' 올라온다. 각 지역 당협위원장과 소속 의원들이 지역구 행사와 이벤트를 수시로 제공하고 유동 인구가 많은 곳을 추천한다. 하루 동안 권역별로 박 후보가 움직인 것도 '놓쳐서는 안 될' 곳을 최대한 섭렵하려는 전략적 차원에서였다. 거의 10분 단위로 쪼개진 일정은 최소한의 실무진 외에는 볼 수가 없다. 다만, 후보 외에 다른 인사의 유세가 길어지거나, 돌발적인 교통상황에 대비해 '사이드(side) 일정'을 숨겨놓는 때도 있다. 박 후보의 연설은 '평균 10분'이었고, 행사는 15~20분 내외로 소화했다.

박 후보가 전통시장, 버스터미널, 역 앞, 광장 등에서 유세한 이유는 그가 '민생'(民生)을 가장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귀족 이미지를 벗고 되도록 국민 눈높이에서 '낮은 자세'를 유지했다.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인근에서 박 후보를 볼 수 없었던 이유다.

박 후보는 각 지역에서 되도록 지역 출신 인사들과 '함께 유세'를 펼쳤다. 결혼을 하지 않아 '외조 유세'가 불가능하기도 했지만, 이례적으로 '보수 총집결' 판세여서 이를 충분히 활용했다는 분석이다.

권역별로 보면 박 후보는 서울'경기권, 대전'세종'충남'충북 등 중부권 벨트, 부산 등 낙동강 벨트에 주력하고 있다. 강원과 호남도 두 차례씩 찾았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의 동선은 고도의 정치적 판단에 따른다. 중앙선거대책위원장 수준에서 큰 틀이 결정되면 본부장급 인사들이 모여 구체화한다. 전략지역 방문과 지역 안배 행보로 나뉜다. 민주당은 격전지로 불리는 부산'경남, 대전'충청, 수도권을 전략지로 보고 전력을 집중하고 있다. 과거와 달리 전폭적 지지세가 엷어진 호남에도 각별했다. 전략지역만 쫓을 때 나타날 타지역의 소외감도 잊지 않았다. 하지만, 투표일이 다가올수록 화력은 전략지역에 더 모으는 추세다.

일정 팀은 "수시로 터지는 현안, 하루하루의 여론조사 추이, 후보자의 의지에 따라 유세지가 결정되는데 투표일이 임박할수록 결정시점이 늦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했다.

민주당은 '분신(分身)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안철수 전 무소속 대선 예비 후보, 문 후보의 부인 김정숙 씨가 때로는 함께, 때로는 따로 움직이면서 동과 서, 남과 북을 망라하는 중이다. 되도록 겹치지 않도록 했지만, 시너지를 얻으려고 뭉쳤다. '동선 방정식'이 다소 복잡해지기도 했다.

문 후보는 지지층 결속을, 안 전 후보는 중도층 흡수와 투표율 제고, 김 씨는 소외계층 지원에 역점을 둔 상태다. 세 후보(?)가 전국을 누빈 만큼 상대 후보보다 효과가 클 것이란 내부 분석이다.

서상현'유광준기자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