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한복 겹겹 입고도 겉옷 속 신문지 넣어 방풍
올겨울은 폭설을 시작으로 예년보다 추운 날이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 맹추위가 기승을 부리면 영화 '투모로우'가 생각난다. 해일과 폭설이 덮치면서 지구 전체가 한순간에 얼어붙는 내용이다. 삶의 현장 곳곳에서 추위와의 한판 전쟁이 펼쳐지고 있다. 그 현장을 들여다본다.
◆혹독한 한파, 전국이 꽁꽁
지난주부터 본격적인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폭설까지 겹쳐 전국이 꽁꽁 얼어붙었다. 서울 영하 13℃, 철원은 영하 20도까지 수은주가 떨어졌다. 기상청은 연말까지 한파와 폭설이 연이어 몰아치며 연말까지 맹추위가 계속될 것이라고 예고하고 있다. 한파로 인해 피해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속출하고 있다. 특히 시설재배 농민들은 비닐하우스 속의 농작물이 얼어 죽을까 애를 태운다. 상주시 낙동면 늘푸른농원 유영일'현남순 씨 부부는 "지난겨울에도 폭설 피해를 입었다. 올해도 너무 춥다. 비닐하우스 안의 오이가 얼지 않도록 하기 위해 비상이 걸렸다"며 "아직 12월 중순인데 벌써 맹추위가 몰아치고 있어 겨울을 어떻게 날지…"라며 걱정하고 있다.
◆온몸으로 추위와 맞서는 사람들
살을 에는 듯한 맹추위 속에서도 새벽에 집을 나서는 사람들이 있다. 청소원, 공사현장 근로자, 손 세차장 근로자, 농수산물시장 상인 등 모두 새벽을 여는 사람들이다. 세상에 별별 직업이 많지만, 겨울이 되면 유난히 추위와 맞서 싸워야 하는 사람들이 있다. 퀵서비스 기사는 겨울철 극한직업 중 하나다.
퀵서비스업체인 ㈜Q tops 하나로 소속 박연한(45'대구 북구 산격동) 씨는 경력 10년의 베테랑이다. 하지만 겨울은 여전히 공포 그 자체다. "눈비 올 때가 가장 다니기 어렵지요. 시야 확보도 어려운데다 자칫하면 미끄러져서 크게 다칠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합니다." 동료 김영복(59) 씨는 "단골업체에서 규정보다 더 무거운 짐을 의뢰할 때 정말 난처한 경우가 많다"며 "짐이 무거우면 오토바이 운전이 힘들어져 사고위험이 더 크지만 단골 고객이라 어쩔 수 없이 배달을 해줘야 한다"고 말한다.
퀵서비스 기사들은 겨울엔 방한 대비를 단단히 해야 한다. 내복을 입는 것은 당연하고 그 위에 방한 내피(깔깔이), 두툼한 방한복을 입는다. 그리고 나서 조끼를 걸친다. 조끼는 방한 장비라기보다 주머니가 많이 달려 서류와 잡다한 물품 등을 보관하는 데 필요하다. 영하 5도 이하로 내려가는 혹한기에는 그 위에 바람막이용 '슈터 복'을 덧입는다. 옷을 너무 많이 입으면 몸이 아둔하지만, 추위를 막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방한 장비도 꼼꼼히 채비해야 한다. 헬멧과 마스크, 방한 장갑, 부츠는 기본 장비다. 헬멧 안에 두건을 쓰고 목도리를 해야 찬바람을 조금이라도 더 막을 수 있다. 팔과 무릎에 보호대는 필수다.
박 씨는 "아무리 장비를 잘 갖춰도 혹한기에는 추위에 온몸이 얼어붙는다"고 말한다. 어떤 대원은 겉옷 속에 신문지를 넣어 찬바람을 막기도 한다.
이들은 오전 8시쯤 집을 나서 오후 8시쯤 귀가한다. 눈'비가 오고 길이 얼어붙으면 서둘러 귀가한다. 조금 더 일하려다 오히려 사고가 날 수 있기 때문이다.
대구 서문시장에서 만난 N콜 퀵서비스 이락철(51'대구 달서구 두류동) 씨도 두툼한 방한복으로 완전무장을 했다. 이 씨는 "아무리 추워도 새벽에 일어나 일하러 나와야 한다. 혹한기는 물론 폭설이 내리는 날씨가 이어지면 추위와 함께 교통사고 위험 등 복병이 도사리고 있어 바짝 긴장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들에겐 한파보다는 일감이 줄어드는 것이 더 무섭다. "일거리만 있다면 추위쯤은 전혀 두렵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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