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관광지 접근도 조사
지체 1급 장애인 곽종철(41'대구 북구 복현동) 씨는 최근 앞산 전망대에 갔다가 갖은 고생을 했다. 장애인과 어르신 등 대중교통 약자를 위해 운행하는 '나드리콜' 택시를 타고 케이블카 타는 곳에 갔지만, 경사로나 엘리베이터가 없어 탑승장인 2층에 올라갈 수가 없었다. 동행한 사회복지사의 도움으로 케이블카에 올라탄 곽 씨는 내리다가 또 한 번 난관에 부딪혔다. 계단을 혼자 오를 수 없었고 울퉁불퉁한 길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곽 씨는 "대구 관광명소 가운데 지체 장애인이 편하게 이용'관람할 수 있는 시설이 적다"고 했다.
◆관광지 장애인 편의시설 불편=대구지역 관광명소 가운데 장애인이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 턱없이 부족하다.
(사)대구시지체장애인협회 달구벌장애인자립생활센터(이하 달구벌센터)가 최근 대구지역 주요 관광지 11곳에 대해 장애인 관광 접근도를 조사한 결과 두류공원과 대구수목원, 골목투어 등이 편리하지만 이월드와 앞산공원은 불편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달성공원 부근은 진행 중인 공사와 주'정차 차량으로 북적이고 있어 휠체어 진입이 어렵다. 입구와 공원에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이 없다. 급경사에 울퉁불퉁한 달성공원 입구를 지나가는 것은 지체 장애인에게는 고역이다. 휠체어가 미끄러지거나 균형을 잡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대구 향교는 안쪽으로 바로 들어가는 경사로나 편의시설이 없어서 엘리베이터가 있는 유림회관을 통해야만 들어갈 수 있다. 향교 마당에 들어서더라도 휠체어를 탄 채로 내부를 보는 것은 경사로 등 편의시설이 부족해 어렵다. 유림회관에 장애인 화장실이 설치돼 있지만, 입구가 좁아서 전동휠체어가 들어갈 수 없다.
동화사 등 대중교통 접근성이 떨어지는 곳은 나드리콜 택시를 이용해야 관람이 가능하다. 하지만, 도심 관광을 하기 위해 나드리콜택시를 부르면 30분~1시간 정도 기다려야 하고 외곽지에서는 나드리콜 택시 이용이 불가능하다.
지체장애 1급인 김시형(28'대구 남구 대명동) 씨는 "저상버스가 다니지 않을 때나 나드리콜 택시가 운행하지 않는 시외 쪽으로 관광하는 것은 엄두도 못 낸다"라고 말했다.
◆"몰라서 못 가요"=장애인들이 관람하기 편한 관광지도 있지만, 홍보 부족으로 장애인 관람이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
대구수목원과 대구미술관 등은 시설 내 장애인 편의성이 높은 편에 속하지만, 일부 장애인은 편의시설이 있는지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다.
한 장애인은 "동화사는 입구까지 이동하기만 하면 관람하는데 불편함이 거의 없었는데도 많은 장애인이 이런 사실을 몰라 관람을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달구벌센터 김승혜 사회복지사는 "관광지 내 편의시설은 대부분 설치돼 있지만, 주변 음식점이나 숙박업소는 좌식 테이블이나 경사로 미설치, 출입구 턱 등으로 장애인이 이용하기에 여전히 불편하다"며 "전동휠체어 증가 등 장애인 활동의 현실을 고려해 장애인이 실질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시설을 개선하고 장애인 이용 및 접근 가능한 시설에 대한 홍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구공업대 김국태 교수(호텔항공관광과)는 "장애인 관광이 복지사업 수준에서 벗어나야 한다"면서 "지체'청각'시각 등 장애유형에 따라 관광안내 및 안전시설, 교통수단 등이 달라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지현기자 everyda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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