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PC방 등 업주들 "싫으면 말고…" "책하고 현실은 달라\
#1. 편의점·PC방 시급 3800원도
"안녕하세요. 게시판 보고 아르바이트생 구한다고 해서 왔는데요."
아르바이트 구직자로서 간 것인데도 가게 주인은 시급에 대한 이야기를 꽤 긴 시간의 서론을 거치고서야 힘들게 꺼냈다. "일이 기본적으로 까다로운 게 아니니까, 물건 가지고 오는 거 찍기만 하면 되는데 뭐. 이만큼 쉬운 아르바이트가 어딨다고…." "요즘 편의점도 대형마트에 가려서 구멍가게야. 이익 남을 게 하나도 없어. '최저임금 최저임금' 하는데 그거 다 주면 우리 먹을 것도 없어." 주인은 판매대에서 손님들이 가져온 물건의 바코드를 찍으며 이야기를 계속 이어나갔다. "시급은 3천원. 수습기간은 3개월이고, 일 잘하면 한 달에 100원씩 얹어줘. 천원씩 이렇게 얹어주면 장사 못해."
#2. 권리를 스스로 포기하는 학생들
본교 농장문 근처에 위치한 PC방에서 일하는 김모 씨(법대 법학과 07). 그는 매일 오후 6시부터 자정까지 일한다. 4시 30분, 수업이 끝나고 식당과 주점이 가득한 북문으로 우르르 몰려가는 친구들과 달리 그는 농장문을 향한다. 시급 3천800원을 받고 일한다는 그는 현재 지급되는 금액이 최저임금에 못 미치는 것을 알지만, 굳이 자신이 아니더라도 이 일을 할 다른 학생이 얼마든지 있다는 사장의 말에 그냥 일을 하게 됐다고 했다.
낮에는 학교에서 권리의식과 준법정신을 배우고 저녁에는 낮에 배운 것들을 거꾸로 실천하는 현실. 법학과에 재학중이면서 정작 자신의 권리는 지키지 못하는 김모 씨는 한때 고용노동부 트위터에 '권리 찾기' 방법을 물어보기는 했다. 하지만 못 받은 돈이야 마음만 먹으면 받아낼 수 있도록 해준다지만, 만날 때마다 껄끄러운 상황은 누가 책임질 수 있는 게 아니지 않으냐고 말하는 그에게 있어 '권리 지키기'는 책 속에서만 통할 뿐이다.
지난해 본지의 조사결과 가장 임금지급 상황이 열악한 곳은 편의점과 PC방이었다. 작년 현행법상 최저임금인 시급 4천320원이었던 건 고사하고 거의 모든 곳에서 시급은 4천원에도 훨씬 못 미쳤다. 지난해 본지가 조사한 본교 주변 상권의 편의점 10곳(북문5, 서문2, 동문1, 정문1) 중 대답 거부 2곳(북문1, 테크노문1)을 제외한 8군데의 시급 평균은 3천200원이었다. 가장 낮은 시급은 2천800원, 가장 높다고 해도 3천800원이 지급되고 있었다. PC방도 마찬가지였다. 본지가 조사한 PC방 5곳(북문3, 농장문1, 동문1)의 평균 시급은 약 3천670원이었으며, 가장 낮은 시급은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하루 12시간 일해서 월급 100만원(시급 약 3천470원을)이 지급되는 곳이었다.
또한 가장 시급이 높다 해도 겨우 3천800원으로 최저임금에 훨씬 못 미치고 있었다. 위의 조사 결과는 지난해 8월 고용노동부 대구북부지청이 실시한 '대구 최저임금실태조사'의 결과치(북구 편의점 중 2곳만이 시정조치)보다 훨씬 열악했다. 당시 조사 책임자였던 김병익(근로개선지도2과) 씨는 "직접 상점을 방문해 아르바이트생에게 시급을 물었다"며 '거짓말을 할 경우 어떻게 알아내느냐'고 되묻는 기자의 질문에 "사실 그 부분이 문제"라며 조사자도 알 길이 없다고 답했다. 사회의 거짓말은 어쩔 수 없는 사회적 구조다. 대학생들은 사회에 나가기 전부터 이상한 논리에 무뎌지고 있다.
글 경북대신문사 이주원(영어영문과 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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