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갑상선 기능 이상

입력 2012-12-10 07:40:03

내 목 속의 '나비' 만져지거나 보이면 '적신호'

갑상선은 갑상선 호르몬을 분비하는 기관이다. 목 가운데 볼록 튀어나온 갑상선 연골 바로 아래에 마치 나비가 날개를 편 것과 같은 모양으로 둘러싸고 있다. 흔히 '갑상선이 있다'거나 '갑상선에 걸렸다'는 말은 잘못된 표현이다. 정상적으로는 밖에서 보이거나 만져지지 않지만 병에 걸린 경우는 달라진다. 목이 길고 마른 여성은 갑상선 질환이 없어도 갑상선이 만져지거나 보일 수도 있다. 몸의 대사 조절을 하는 갑상선 호르몬이 너무 적거나 많이 분비되면 여러 증상을 일으킨다.

◆갑상선 호르몬이 너무 적으면 '갑상선 기능저하증'=섭취한 음식이 제대로 소모되지 않아서 조금만 먹어도 살이 찐다. 몸에 열 발생이 잘 안 돼 추위를 많이 탄다. 피곤하고 무기력해지면서 말과 행동이 느려지고, 기억력 감퇴 및 집중력 저하를 보인다. 식욕부진'소화불량'변비 증상에 더해 손과 얼굴이 붓기도 하고, 모발이나 피부가 거칠어진다. 여성에겐 월경불순이 올 수 있다.

원인은 자가면역성 만성 염증으로 인한 '하시모토 갑상선염'이 거의 대부분이다. 한 연구에 따르면 전체 인구의 5~10%가 하시모토 갑상선염을 앓고 있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 이 중 약 3분의 1은 발병 당시 기능저하증이 동반돼 있다. 나머지 3분의 2는 매년 5% 정도씩 기능저하증으로 진행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 밖에 갑상선 절제술이나 방사성요오드 치료 후에 기능저하증이 발생한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천일염, 해조류 등을 통한 요오드 섭취 과잉 탓에 생기기도 한다. 일부 갑상선염에서는 발병 초기 기능항진증 증상을 보이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차츰 기능저하증으로 진행하는 경우도 있다.

혈액 검사를 통해 갑상선 호르몬 감소와 자가항체의 측정으로 진단할 수 있다. 치료는 매우 간단하다. 부족한 갑상선 호르몬을 보충해주면 된다. 가격도 매우 싸서 부담은 없지만, 매일 공복에 복용해야 한다는 점이 다소 번거롭다.

◆갑상선 호르몬이 너무 많으면 '갑상선 기능항진증'=많이 먹어도 금방 배가 고프고 살이 빠진다. 영양분이 에너지로 빨리 소모돼 몸에 열이 많아져 땀을 많이 흘리고 더위를 못 견딘다. 심장이 빨리 뛰고, 신경이 예민해져 짜증을 자주 부리면서 성격이 급하게 변한다.

손발이 떨리거나 안구 돌출, 묽은 변을 자주 보는 증세도 나타난다. 여성의 경우 월경불순이 동반된다. 남성에겐 과도한 육체노동이나 과식 후 하지에 마비 증상이 일어날 수도 있다.

갑상선의 자가면역성 염증 반응으로 인한 '그레이브스병'이 주된 원인이다. 진단은 혈액을 이용한 갑상선 기능 검사를 시행해 호르몬 증가를 확인한다. 그레이브스병이면 자가항체가 양성으로 나온다.

치료에는 항(抗)갑상선제를 복용하는 약물 치료와 방사성요오드 치료, 수술로 갑상선을 제거하는 방법이 있다. 장단점이 서로 달라 선택이 쉽지 않다. 가장 적합한 치료를 할 수 있도록 전문의와 잘 상의해야 한다.

국내에서는 대부분 약물 치료를 우선 시작한다. 평균 1, 2년 장기간 약을 복용해야 한다. 성공적인 치료 후 절반 정도가 다시 재발하는 것이 문제다. 미국에서 선호되는 방사성요오드요법은 갑상선을 파괴시켜 결국 갑상선 기능저하증을 유도하는 치료법이다. 비교적 간단하고 비용이 저렴하다. 대개 ▷항갑상선제를 복용할 수 없거나 ▷나이가 많고 ▷수술하면 위험성이 높아질 때 ▷수술 후 재발한 경우에 적용된다. 가임여성은 이 요법을 피하는 것이 좋다.

수술적 제거는 치료 효과가 즉시 나타난다는 장점이 있다. 영남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윤지성 교수는 "수술 후에 재발하거나 영구적인 갑상선 기능저하증이 생길 수도 있다"며 "아울러 마취를 포함한 수술 자체에 대한 거부감과 함께 신경 손상에 의한 목소리 변성이나 부갑상선 손상 등과 같은 합병증 발생 가능성은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했다.

도움말=영남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윤지성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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