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의 세계] 힘겨운 겨울나기

입력 2012-12-06 14:13:12

반려동물이 다양해지고 있다. 예전에는 개가 대부분을 차지했고, 그다음 순서는 고양이였다. 최근에 동물병원을 찾는 반려동물을 보면 고슴도치나 토끼, 햄스터, 이구아나, 거북이, 페릿, 애완조류인 왕관앵무, 문조, 구관조 등이 있으며 그 수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가끔 사막여우나 기니아피그, 킹스이네크, 슈가글라이더 등이 병원을 찾기도 한다. 종류도 다양하고 우리나라에는 없는 동물들도 많다.

정식 수입 절차를 통해 들어온 것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어서 특수 애완동물을 진찰할 때 난감한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엔 정말 어려운 진료가 시작된다, 정식 통관 절차를 통해 들어온 경우는 검역원에 공지가 되어 있어서 특성이나 생활환경, 먹이, 예방접종 여부 등을 알 수 있어 질병을 관찰하고 진찰을 해서 치료를 하면 된다. 그렇지 않으면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된다.

날씨가 추워지면 야생동물 중에는 동면에 들어가야 하는 종류가 있다. 파충류와 일부 설치류가 해당한다. 반려동물로 생활하는 파충류와 설치류는 온도 조절을 보호자가 하기 때문에 가끔 문제를 일으킨다. 야생에서는 동면에 들어가지만, 사람과 같이 생활하는 뱀이나 고슴도치는 동면할 수가 없다. 보호자가 실내 온도를 20~25℃ 정도로 유지하면 이들은 동면할 수 없다. 또 실내 온도가 20도 이하로 떨어지면 생체의 활력이 떨어져 먹이 활동을 잘 하지 않고 몸을 웅크리고 가만히 있기만 한다. 보호자가 자극을 주어도 반응을 보이지 않고 먹이를 주어도 먹지 않고 웅크리고만 있어서 병원을 찾게 된다.

이런 경우 집에서 온도를 30도 전후로 올리면 파충류는 활력을 되찾고 먹이 활동을 왕성히 하는 경우가 많다. 만약 온도를 30도로 올려 4시간 정도 경과를 했는데 활동성이 떨어지고 먹이를 먹지 않는다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 아니면 겨울잠을 자게 하려고 온도를 10도 이하로 유지해야 한다. 동면을 하지 않게 하려면 열등을 켜서 온도를 30도 이상으로 유지하면 된다. 하루에 적어도 4시간 이상 온도를 높여주어야 생체리듬을 유지할 수 있다. 먹이를 먹고 소화를 시킬 수 있는 시간이 4시간 정도 소요되기 때문이다.

날씨가 추워지면서 특수 반려동물이 보호자의 관심 부족으로 겨울나기를 힘들어 하는 경우가 있다. 내원한 동물의 경우 보호자들은 대부분이 식욕이 없고 움직임이 둔하다고 호소한다. 이런 경우 동물의 생리를 알면 쉽게 해결이 된다. 거북이가 겨울만 되면 이불장에 들어가서 사라진 뒤 다음해 2, 3월에 나타난다고 말하는 보호자들도 있다. 특수 동물이 겨울잠을 자게 할 건지 아니면 일상생활을 같이 하면서 살아갈 것인지는 나의 환경에 맞추어서 선택하면 된다.

최동학(대구시수의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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