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아웃' 공포, 현실로 다가오나] <3·끝> 절전 동참으로 위기극복을

입력 2012-12-04 10:12:09

난방온도 1도만 낮춰도 에너지 7% 감소효과 톡톡

'이번 겨울, 매일(everyday) 에너지 절약 같이 합시데이(day)!

대규모 정전사태에 대비한 정부의 올겨울 전력수급 대책이 수요자를 대상으로 한 '쥐어짜기' 식이라는 비판도 있지만 최근 들어 기업과 시민들 사이에 절전노력도 확산하는 분위기다.

전력 관계자들은 이번 기회에 전 국민이 불필요한 전기 사용을 최대한 줄이겠다는 인식 전환을 통해 절전을 생활화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에너지 경영으로 전력 확 줄였어요"

대구 달성군의 전자부품업체 이수페타시스는 사계절 내내 냉동기를 이용해 공장에 냉수를 공급하고 있다. 겨울철(12~3월)엔 자연 냉각방식으로 냉수를 공급해 연간 3천825만원의 전기요금을 절감했다. 또 공장 내 폐열을 난방에 활용하고 연간 143만6천400㎾h의 전력이 소모되는 전기보일러 대신 가스 보일러를 설치했다. 이를 통해 연간 8천만원 이상 전기를 절감하고 있다.

'에너지 경영'으로 절전을 실천하고 있는 업체들이 늘고 있다. 2012년 경북도 에너지절약 촉진대회에서 우수사례로 선정된 매일유업 경산공장도 좋은 사례다. 이 업체는 직원들에게 절약 수기와 아이디어를 받아 시상하는 이벤트로 에너지절약 분위기를 조성했다. 또 옥외광고등과 실내전등을 고효율 조명으로 교체해 연간 645만원, 각종 에너지 절감 설비투자를 통해 4천여만원의 전기요금을 아꼈다.

삼성전기의 경우 에너지경영 시스템을 구축해 올해 에너지 비용을 300억원 줄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매월 1일 전력사용량 목표관리제로 사업장과 사업부별로 에너지 절감 우선순위를 분석하고 있다. 또 에너지 절감활동 전담팀을 구성, 열 설비 단열을 강화하는 등 100여 건의 절감활동으로 연간 68억원의 에너지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에너지관리공단 대구경북지역본부 관계자는 "공장은 가능한 사업장을 중심으로 주말이나 야간, 조조 시간대로 조업시간을 조정하고 전력 소모량이 많은 기기는 피크시간대를 피해 사용하거나 자가 발전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등 다양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인식전환 통한 절전 생활화를

절전 분위기 확산을 위해 시민들의 참여도 필요하다. 전력 절감을 위한 가장 손쉬운 방법은 실내 적정 온도를 유지하는 것이다. 겨울철에는 18~20℃의 적정 온도를 준수하는 것이 좋다. 난방온도를 1도만 낮춰도 7%의 에너지를 줄일 수 있다. 실내온도가 낮을 경우 내복을 입으면 체감온도를 3도가량 높일 수 있는데 이 경우 난방에너지의 20%가 절감되는 효과가 있다.

전기는 석유, 가스 등 기존 에너지자원을 변환해 만들어내는데다 송전하는 과정에서 많은 에너지가 손실돼 실제 에너지 효율은 40%도 채 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겨울철 난방을 할 때 가급적이면 전기 기구 사용을 줄이는 것도 에너지 절약법이다. 특히 겨울철 전기난방기는 전구식형광등(20W) 50개 이상의 전력을 소비하기 때문에 자칫 가정에서 전기요금 폭탄을 맞을 우려도 있다.

생활 속에서 간단하게 실천할 수 있는 전기절약법도 있다. 먼저 가정 전체 에너지의 10%에 해당하는 대기전력을 잡는 방법이다. 제품을 사용하지 않고 플러그를 꽂아놓기만 해도 새어나가는 대기전력으로 낭비되는 비용은 연간 5천억원이다. 전기제품을 사용하고 나서 플러그만 뽑아도 사용 에너지의 10%를 절감할 수 있다. 가전제품을 구입할 때는 에너지효율 1등급과 대기전력 우수제품인지를 살펴본 뒤 구입하면 30~40% 에너지 절약이 가능하다.

전력 수급 불균형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선 중장기 대책이 뒤따라야 한다. 가장 시급한 것이 산업용과 상업용의 전기요금 현실화다. 가격 정책을 통해 국내 전력 수요의 대부분(산업 50%, 상업 30%)을 차지하는 산업과 상업 부문의 전력 사용을 줄여야 한다.

계명대 지구환경학과 김해동 교수는 "일본은 대규모 원전 사고 이후 원전 54기 가운데 50기를 없앴는데도 전력예비력이 오히려 늘어났다. 이런 밑바탕에는 기업들이 있다"고 말했다. 한 예로 토요타자동차는 자체 전기발전 비율이 30%가 넘는다. 우리나라는 산업용 전기가 저렴하다 보니 대기업들이 자체 발전보다는 한전 전기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고 했다.

전창훈'노경석'김봄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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