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딱뚝딱∼ 주민공동체 만드는 골목공방

입력 2012-11-07 10:11:51

중구 도심재생사업 중 하나…약전골목 '주민목공소' 인기

대구 중구 약전골목에 있는 주민목공소에서 5일 주민들이 재활용 목재를 이용해 촛대를 만들고 있다. 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대구 중구 약전골목에 있는 주민목공소에서 5일 주민들이 재활용 목재를 이용해 촛대를 만들고 있다. 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대구 중구 약전골목에 있는 주민목공소가 주민들의 인기를 얻고 있다.

주민목공소는 대구 중구 도심재생문화재단이 주관하는 '상화와 함께하는 골목주민 다다(多多) 프로젝트'의 하나로, 올 7월에 문을 열었다. 이 프로젝트는 문화예술을 중심으로 하는 주민 생활문화공동체 만들기를 목표로 한다.

장소는 중구청이 마련했고, 공예기술은 프로젝트 취지에 공감한 세 청년의 재능기부를 통해 제공됐다. 이들은 길가에 버려진 폐목재를 주워와 목공예 재료로 활용한다. 주민들은 무료로 목공예 기술을 배워 공예품을 직접 만들 수 있다. 집에 있던 의자, 책상, 밥상 등을 가져와 직접 수리할 수도 있다.

5일 오전 약전골목 구 제일교회 맞은편에 있는 주민목공소. 주민들이 이용하는 목공소라고 해서 '주민목공소'라고 이름을 지었다. 주민목공소 안에는 주민들의 추억이 곳곳에 담겨 있다. 벽면에는 목공소를 찾은 주민들과 함께 찍은 사진이 붙어 있다. 선반 위에는 주민들이 만든 연필꽂이, 주사위, 액자, 필통 등이 놓여 있다.

방 두 개가 이어져 있는 66㎡ 남짓한 이곳 목공소에는 문이 없다. 모든 사람들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지나가는 사람들도 발걸음을 멈추고 기웃기웃 목공소 안을 살피더니 이용 방법을 물어보곤 했다.

목공소에서는 나무를 자르는 시끄러운 톱 소리가 4개월째 울리고 있다. 이날도 만삭의 김명희(44'중구 계산동) 씨가 기계를 이용해 나무에 모양을 내고 있었다. 촛대를 만드는 중이었다. 김 씨는 7월부터 주민목공소에서 운영하는 공예교실에 참여하고 있다. 공예교실은 매주 월요일 오전 10시부터 2시간 동안 열린다. 누구나 공예교실에 참여해 다양한 작품을 만들 수 있다. 김 씨에게 주민목공소는 아주 특별한 공간이다. 김 씨는 "늦은 나이의 임신으로 힘든 일도 많았는데 주민목공소에 올 때면 즐거움과 활력을 되찾을 수 있다"며 "주민목공소는 나에게는 휴식공간이고 아이에게는 태교의 공간"이라고 했다. 김 씨는 목공소에서 아기를 위한 모빌부터 손거울, 액자 등 여러 가지 작품을 만들었다.

최정자(71'여'중구 향촌동) 씨도 꾸준히 주민목공소에 오고 있다. 최 씨에게 목공소는 젊음을 되찾아준 공간이다. 최 씨는 선반 위에 놓인 머리핀, 목걸이 등을 가리키며 "내가 만든 작품들이다. 아직 많이 서툴지만 하나하나 배워가는 재미가 쏠쏠하다"며 웃었다.

주민목공소 전수윤(33) 대표는 "처음에는 혼자서 쩔쩔매며 어쩔 줄 모르던 주민들이 뚝딱뚝딱 목공예품을 만들어가는 모습을 보며 삶의 활력을 얻는다"며 "프로젝트가 끝나도 따로 목공소를 차려 주민들을 위한 공간을 마련할 계획이다"고 했다.

중구 도심재생문화재단 김명주 팀장은 "주민목공소는 주민들이 공동체에서 소외되지 않고 주인공이 되어 주도적으로 활동하기 위해 마련된 장"이라며 "앞으로 주민목공소가 주민과 지역의 동반성장 모범 사례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했다.

신선화기자 freshgir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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