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화' 바라보는 文-安 양측의 속내는?

입력 2012-11-07 10:35:45

文, 지지층 확대로 與와 맞대결 자신-安, 개혁 이미지 신인 위험부담 해

문재인 민주통합당,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가 7일 후보등록(25, 26일) 전 단일화협상을 마무리 짓기로 합의했다.

양측은 후보 단일화 과정이 단순하게 두 세력이 하나의 세력으로 합쳐지는 것이 아니라 가치와 철학이 하나가 되는 과정을 거칠 것이라고 밝혔다. 두 후보 모두 대의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사실 후보 단일화는 현실적인 측면에서도 양측에 손해될 것이 없는 카드다.

먼저 문 후보의 경우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접전을 치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문 후보는 그동안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자력으로는 박 후보와 맞설 수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문 후보 진영은 전통적인 야당 지지세에 '정치쇄신'을 바라는 안 후보 지지층이 더해져야만 결집하고 있는 보수진영과 제대로 맞붙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더불어 민주당은 야권 후보 단일화 경합에서 승리함으로써 본선경쟁력도 확보하는 한편 정통 야당의 명맥도 이어갈 수 있는 길을 열게 됐다.

민주당 관계자는 "정통 야당의 정체성만 강조한 나머지 '민주당 후보'만 고집하다 참패를 면치 못했던 지난 2007년 대통령 선거의 기억이 너무 선명하다"며 "정권교체를 위해 진보개혁진영의 모든 힘을 하나로 모은다는 차원에서 후보 단일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야권 후보 단일화는 안 후보 입장에서도 반가운 과정이다.

정치쇄신의 아이콘으로 국민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아 온 정치신인이 기성 정치 무대에 연착륙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위험부담을 안을 수밖에 없는 '독자적인 정치세력화' 대신 기성 정당의 혁신에 기여하면서 국민들에게는 정치개혁의 전도사 이미지를 확고하게 심어주고 현실적으로는 기성 정당의 지분도 확보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더불어 후보 단일화 과정을 승리로 마무리할 경우 두 번의 집권경험이 있는 제1야당을 기반으로 대선전을 펼칠 수 있는 엄청난 기회도 기다리고 있다.

이와 함께 안 후보는 현재 야권 단일화 논의과정에서 거론되고 있는 책임총리제 등이 현실화될 경우 단숨에 차기 대권주자로 부상하는 한편 더할 수 없는 국정경험도 갖추게 된다.

안 후보 측 관계자는 "안 후보에게 성원을 보내는 지지층의 상당수가 야권 대선 후보 단일화를 전제하고 있는 분들"이라며 "후보 단일화 과정이 단순한 세력통합이 아니라 새로운 정치를 여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양측 모두 후보 단일화 이후 상대후보를 지지했던 유권자들을 그대로 흡수할 수 있느냐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래서 두 후보 모두 후보 단일화에 따른 시너지 효과를 최대화하기 위한 장치가 필요하다는 데 뜻을 같이하고 있다.

유광준기자 jun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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