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물·화섬업계 '불황 극복' 손잡았다

입력 2012-10-29 10:56:59

유럽발 재정위기와 중동정세 불안, 중국의 경기 둔화 등으로 국내외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대구경북 직물업계와 화섬업계가 불황극복을 위해 손을 맞잡기로 했다.

대구경북섬유직물공업협동조합은 최근 대한직물공업협동조합연합회, 대구경북섬유산업연합회와 함께 지역 섬유업계의 위기 탈출을 위해 회원사와 화섬업계에 협력을 제안했다.

이의열 대경섬유직물조합 이사장은 "섬유수출품목 중 비중이 가장 큰 직물수출이 유럽재정 위기로 감소하고 재고가 늘어나고 있다"며 "직물 업계의 불황은 국내 화섬업계로도 이어지기 때문에 서로가 함께 성장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두 업계가 상생을 위해 협력키로 한 것은 최근 지역 섬유 수출의 감소세 때문. 올들어 9월까지 대구경북 섬유류 수출 누적액은 24억2천9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0.7% 감소했다. 올 3~6월까지 월별 수출액 역시 전년동월 대비 평균 3% 이상 줄어들었다.

한국섬유개발연구원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침체 장기화로 당분간 지역 섬유류 수출 회복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 원·달러 환율이 급락하면서 수출주문이 줄어들거나 원화 강세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 직물 수출업체 임원은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1천200원 정도는 유지돼야 채산성을 맞추면서 투자도 할 수 있는데 지금처럼 환율이 떨어지면 살아남을 방법이 없다. 중국산과 동남아산 때문에 가격경쟁력도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지역 화섬업계와 직물업계가 동반성장의 기치를 내걸었다.

섬유직물조합은 회원사에 외국산 원사의 무분별한 수입과 중국산 생지를 가공해 재수출하는 일을 자제해달라는 협조를 요청했다.

이의열 이사장은 "일부 직물업체가 중국산 생지를 수입가공한 후 국산으로 둔갑해 역수출하는 방식으로 직물시장의 혼란을 가져오고 있다"며 "앞으로는 상거래 질서를 문란시키는 업체가 밝혀질 경우 관계기관과 함께 법적규제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섬유직물조합은 국내 화섬업계를 보호하기 위해 국내산 원사가격 문제를 협의해 무분별한 수입산의 이용을 자제하기로 했다. 국내 화섬업체의 원사를 사용해 화섬업계를 살리고 직물업계도 동반성장하겠다는 것.

섬유직물조합 관계자는 "화섬업계에는 과감한 투자로 소재를 개발해 우수 원사를 직물업계에 공급해달라고 요청했다"며 "앞으로 정부정책에도 이러한 투자개발이 잘 반영될 수 있도록 요구할 것이다"고 밝혔다.

이동수 대경섬산연 회장은 "지금 섬유경기가 어렵지만 우리 섬유산업의 지속적인 성장발전을 위해서는 섬유스트림간 이해와 협력이 그 어느때보다도 절실한 시점"이라며 "직물과 화섬업계가 서로 협력해 위기를 극복하고 동반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동참이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노경석기자 nk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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