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공산 캠핑하려면 월요일 현장접수?

입력 2012-10-24 09:48:31

파계 캠핑·동화지구 야영장 조례없어 인터넷예약 거부

팔공산 파계오토캠핑장이 현장 접수를 고집하고 있어 이용객들의 불만이 높다. 사진은 올해 8월 개장한 팔공산 파계오토캠핑장. 우태욱기자 woo@msnet.co.kr
팔공산 파계오토캠핑장이 현장 접수를 고집하고 있어 이용객들의 불만이 높다. 사진은 올해 8월 개장한 팔공산 파계오토캠핑장. 우태욱기자 woo@msnet.co.kr

팔공산에 설치된 오토캠핑장과 야영장이 온라인 예약 불가로 가족 단위 야영객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대구시는 관련 조례가 마련되지 않아 선착순 현장 예약 외에는 방법이 없다는 입장이어서 현장을 도외시한 탁상공론식 행정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전국적으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캠핑족들의 발길을 행정기관이 끊어놓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시설은 참 좋은데…"

올해 8월 개장한 팔공산 파계오토캠핑장은 자동차를 갖고 와 텐트를 치고 숙박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26면을 갖췄다. 오토캠핑 수요가 증가하면서 대구시는 올해 6월 파계지구 야영장을 오토캠핑장으로 리모델링하고 동화지구 야영장에 목재데크를 설치했다. 특히 파계오토캠핑장은 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이곳을 찾고 싶다는 문의가 야영객들 사이에서 잇따르고 있다.

그러나 대구시는 8월 개장부터 지금까지 야영객들이 몰리는 주말 예약을 1주일 전 월요일부터 현장 접수로 받고 있다. 오전 7시부터 예약 명단에 이름을 적고 오전 9시에 확인하는 시스템이다. 이 때문에 10분 만에 주말 이용객이 결정난다. 이 부분에서 이용객들의 불만은 하늘을 찌른다.

캠핑족들이 자주 찾는 한 카페에는 파계오토캠핑장의 예약과 관련한 글들이 적잖게 눈에 띈다. 하루 사용료 3천원으로 가격은 저렴하지만 예약은 정말 힘들다는 불평이 대부분이다. 결국 주말에 오토캠핑장을 이용하려는 이들은 월요일 오전 5시부터 줄을 서야 하는 실정이어서 직장인은 꿈도 꿀 수 없는 예약 방식이라는 것이다.

전국 대부분의 오토캠핑장은 온라인 예약 접수를 받고 있다. 대구만 유일하게 현장 접수를 고집하고 있어 이용객을 제한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팔공산 오토캠핑장을 이용하려다 포기했다는 이현태(55'대구 북구 구암동) 씨는 "오토캠핑장을 비롯해 야영장 예약을 줄을 서서 한다니 어처구니가 없다. 이런 식으로 운영하는 곳은 전국에 대구 하나뿐"이라며 "공무원은 오전 9시에 출근하는데 차 안에서 자면서 기다려야 한다. 외지 사람들은 이용이 불가능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현장 무시한 행정

대구시 팔공산자연공원 관리사무소도 난감한 입장이다. 개장 당시 대구시 팔공산자연공원 관리사무소 측은 "야영장을 더욱더 쉽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충분한 의견 수렴과 홍보를 거쳐 홈페이지 예약시스템을 가동해 인터넷 사전예약제를 실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개장 3개월이 다 되도록 온라인 예약접수는 하세월이다. 이곳 관계자는 "주말 이용을 문의하는 전화가 많을 때는 하루 200통씩 쏟아져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라며 "관련 조례가 없어 현장 접수를 고집할 수밖에 없다"며 난감해했다. 사정이 이렇자 관리사무소는 최근 대구시에 조례 제정 전이라도 인터넷 사전예약이 될 수 있도록 해달라는 건의를 하기도 했다.

문제는 동화지구 야영장도 마찬가지라는 것. 자동차를 가져갈 수는 없지만 캠핑을 즐길 수 있어 여름철 인기가 높은 이곳 역시 현장 접수를 받고 있다. 동화지구 야영장은 매일 오전 8시에 접수표를 나눠주고 오전 9시에 확정된 예약 확인증을 주는 시스템이다.

이에 대해 대구시 공원녹지과 관계자는 "아직 관련 조례가 만들어지지 않아 현장 접수로 하고 있다. 파계지구의 경우 3천원의 이용료를 받고 있는 이유도 임시운영 중이기 때문"이라며 "야영객이 많이 몰리는 내년 여름까지는 현장 접수를 받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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