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문화 키워드는 '힐링'(healing)이다. 사회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경쟁으로 과열되어감에 따라 사람 간의 스트레스가 증가하고, 이에 지치고 멍든 마음을 치유하려는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이에 여행, 음악, 음식을 비롯해 힐링 마케팅이 그 영역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힐링 방법으로 머리와 마음을 비우기 위한 여행이 큰 인기를 끌고 있으나, 굳이 따로 시간을 내지 않고도 일상의 패션을 통해 기분과 컨디션을 회복할 수 있다면 어떨까?
이미 잘 알려진 힐링 패션의 기초 단계로 퍼스널 컬러 찾기가 있다. 이는 컬러 테라피의 일종으로서, 자신에게 어울리는 의복 색을 찾음으로써 생기 있는 얼굴을 연출해주는 것이다. 또한 의복 소재인 면, 견, 모 등은 각기 다른 물리화학적 특성으로 온도감, 습윤감, 촉감 등에 차이가 있으니, 개인의 섭생을 위해 체질에 맞게 선택한다면 쾌적감과 신체 컨디션이 더욱 향상될 수 있다. 그리고 힐링 패션의 백미는 스타일 연출에 있다. 적절한 스타일 연출은 자신과 사회적 역할 간의 부합도를 높여 심적 안정감과 자존감이 향상될 뿐만 아니라, 직장 동료와 고객들로부터 호감도를 높이며 업무적 관계에서 신뢰도 있는 이미지 구축에도 매우 효과적이다. 단, 힐링 패션의 궁극적인 목적은 잡지에서 튀어나온 듯 따끈따끈한 최신 트렌트를 연출하는 데에 있는 것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자신의 내면에 걸맞은 패션을 완성함으로써 내적'외적 자아의 균형을 찾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길거리 광고판에서 성형 수술 전후 모델 사진을 비교하며, 성형이 의술이 아닌 예술의 경지에 이르렀다는 생각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그러나 다소 아쉽게도 이러한 변신 과정은 환자 자신보다는 시술을 담당하는 의사의 계획과 실행에 대부분 의존해야 한다는 한계가 있다. 반면, 패션은 주변의 도움을 받을 수는 있으나 결국 어디까지나 자신이 연출, 기획, 모델까지 담당하기에, 오로지 자신의 선택과 판단에 의해 결정된다는 매력이 있다. 이렇듯 힐링 패션은 진단과 처방을 오롯이 자신이 결정하고 그 효능을 즉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으며 매일 다른 처방으로 지루할 틈이 없으니 이 얼마나 즐거운 힐링인가.
요즘 같은 계절은 쓸쓸한 재즈를 들으며 살짝 센티멘털한 기분에 젖고 싶은, 소위 '가을 타기 좋은 날'이다. 예년보다 짧아 더 아쉬움이 큰 이 계절, 각자 나만의 패션으로 힐링하며 온몸으로 이 계절을 만끽해보면 어떨까.
조자영 한국패션산업연구원 패션콘텐츠사업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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