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궐, 조선을 말하다/조재모 지음/아트북스 펴냄
궁궐은 조선왕조를 상징하는 공간이자, 당대 건축기술과 운영 이념이 집약된 매력적인 공간이다.
경북대 건축학부 교수인 조재모 교수가 '체제'의 관점에서 궁궐을 탐독한 책으로, 궁궐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보여준다. 저자는 '어떻게 사용하려고 만들었는가'와 '실제로 어떻게 사용했는가'라는 질문을 통해 조선의 제도와 이념이 궁궐에서 어떻게 구현되었는지 입체적으로 살펴본다.
1부에서 의례와 궁궐의 사람들을 중심으로 한 궁궐의 운영 방식을 소개한다. 조선의 의례를 바탕으로 궁궐의 사람들이 지켜야 했던 의례와 궁궐의 관계를 조명한다. 궁궐 공간 사용 방식과 관련이 있는 왕실의 인적 구성원을 살핀다. 또 궁궐 내에서 공인이자 사회적 모범으로서 면모를 보여야 했던 임금의 위치와 개인으로서 면모가 충돌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주목한다.
2부에서는 조선의 가장 대표적인 궁인 경복궁과 창덕궁을 비교한다. 조선 궁궐의 특징을 가장 잘 드러내주는 대립항으로, 법궁인 경복궁이 강렬한 중축선을 자랑해 중국식 규범에 충실하다면, 이궁인 창덕궁은 병렬식 배치와 아기자기한 구성, 주변 자연경관과 어울리는 풍광을 자랑해 '조선적 궁궐 배치의 전형'으로 꼽힌다.
이 책은 단순히 궁궐 건축뿐 아니라 그 건축 뒤에 자리한 정치적 의미를 살피는 점이 독특하다. 성종 대의 대비전 영건을 '대비의 수렴청정에 대한 임금의 도덕적 리액션'으로 해석하고, 세종의 경복궁 정비를 예치의 차원에서 진단하고 있다. 또 북경의 자금성이나 교토 어소 자신전의 기타비사시, 베트남의 후에 궁궐 등 동시대 동아시아 궁궐의 고찰을 통해 조선 궁궐의 특징을 규명하고 있다. 264쪽, 1만7천원.
최세정기자 ho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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