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는 꿈을 먹고 산다···알아!"

입력 2012-10-13 08:36:52

"흔히 임금과 복지 같은 경제적 요인이 대구지역 젊은이들이 수도권 등으로 유출되는 가장 큰 원인인 것처럼 이야기하지만, 학생들과 상담한 개인적 경험을 종합해 보면, 젊은이들의 진짜 생각과는 많이 다릅니다."

한동근 영남대 교수는 12일 제3차 대구상생고용 정기포럼 토론에서 "한 달에 50만 원 정도 더 받더라도 수도권에 취직할 경우 주택 임대료와 생활비 등을 감안하면 집(대구)에서 지역기업에 다니는 것과 비교할 때 경제적으로 이익이 크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후생복지가 지역 대졸자들의 직장 선택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가정 또한 맞지 않다는 것이 한 교수의 주장. "첫 직장을 찾아 나선 지역 대졸자들은 지역기업의 후생복지와 수도권 기업의 후생복지를 비교할 만큼 정보를 갖고 있지 못합니다.때문에 지역 중소기업의 후생복지가 나쁘기 때문에 다른 지역으로 젊은이들을 뺏기고 있다는 것은 설득력이 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한 교수는 "역외로 유출되는 지역대학 출신 중 많은 수는 대기업으로 취직을 한다."면서 "한국의 사회, 경제적 현실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지역대학 출신이니까 대기업에 취직하지 말고, 지역 중소기업으로 가라고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문제는 지역 중소기업과 비슷한 임금 및 근로조건이거나, 아니면 오히려 지역 중소기업보다 못한 조건임에도 불구하고, 적지 않은 지역 출신 젊은이들이 수도권 등으로 떠나는 것"이라면서 "그 이유는 기업 생태계에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 교수는 "중소기업에 들어가는 대졸자가 평생직장의 개념을 갖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경력을 쌓아 더 나은 직장으로 옮겨갈 수 있는 기회가 수도권 등에는 많은 반면, 지역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어떤 경우에는 지역 중소기업보다 훨씬 낮은 임금과 열악한 근로조건을 감수하면서까지 수도권으로 가려는 지역 젊은이들이 줄을 서 있고, 이 문제는 '수도권 집중화'라는 한국사회의 고질병과 깊은 관련이 있기 때문에 '진단'은 쉽지만 '처방'이 어려운 '난제'라고 부연했다.

"청년층 취업문제와 지역 중소기업의 R&D 인력확보 문제는 다른 차원에서 접근할 수 있습니다. "

한 교수는 "지역기업의 R&D 문제는 지역대학과의 협력을 통해 해소할 수 있다."면서 "이미 지역대학에는 수많은 장비를 비롯해 막대한 R&D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기 때문에 이를 지역기업이 활용하고, 우수인력 부족은 지역대학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된다면 상당한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교수는 "대구시는 현재 지식경제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링크사업(지역대학-지역기업 연계사업)'에 적극적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석민기자 sukm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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