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대구 동을) 의원의 역할론이 재부상하고 있다.
새누리당 대선 캠프의 인선 갈등 후유증으로 대구경북 친박 핵심 인사들이 줄줄이 대선 캠프를 떠나면서 선대위 부위원장으로 유일하게 남게 된 때문이다.
그동안 대구경북은 최경환 후보 비서실장과 이한구 원내대표가 선거 캠프에서 중책을 맡아왔지만 '친박 2선 후퇴론'에 밀려 최 실장은 사퇴하고 이 원내대표는 중앙선대위 의장단에서 빠질 것으로 보인다.
유 부위원장은 대구 공동선거대책위원장도 겸임하게 된다. 이에 따라 본인이 18대 국회에서부터 고삐를 잡고 있는 K2 공군기지 이전, 각종 대형 프로젝트의 대선공약화라는 짐까지 안게 됐다. 특히 대구민심에서도 '안철수 바람'이 감지되면서 이탈표를 막고 '텃밭의 이변'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가질 수밖에 없다.
유 부위원장은 최근 "박 후보 빼고 다 바꿔야 한다"며 당과 캠프 내 인적쇄신을 주장했다. 많은 의원들이 동참했고 박 후보 스스로도 '위기'를 인지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유 부위원장은 2007년 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 대선 경선에서 박 후보의 모든 정책과 메시지를 총괄했다. 특히 이혜훈 최고위원과 함께 '이명박 저격수'로 활약했고 '경선 전략'을 짜면서 브레인 역할을 했다. 그래서 이번 박 후보 대선 캠프에서도 "유승민이 꼭 필요하다"는 말이 터져나왔고, 유 부위원장과 친한 캠프 내 인사들은 수시로 캠프 합류 의사를 타진했다.
유 부위원장은 자신이 주장한 '친박계+지도부 후퇴론'이 권력투쟁이나 자리다툼으로 읽히는 것을 극히 꺼렸다. 박근혜 필승카드로 '이길 수 있는 변화'를 주문했는데 친박계 암투로만 해석된다는 것이다.
유 부위원장은 10일 본지와 통화에서 "박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5년간 나라가 어떻게 달라질 것이다라는 국정운영 비전을 보여줘야만 표의 확장이 가능하다"며 "정책, 메시지 뿐만 아니라 야당과의 관계, 정치, 국정운영 전반에 걸쳐 자신이 추구하는 개혁은 이것이다라고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했다. 특히 "과거 논쟁, 당내 쇄신에 갇혀 있는데 그 부분부터 풀고 나와야 한다"고 밝혔다.
유 부위원장은 또 "부위원장 자리는 그리 큰 역할은 아닌 것 같다. 캠프의 큰 전략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면서도 "다만 박 후보가 역사인식 논란에 묻혀 '과거' 이미지만 부각되고 있는 반면 안철수 (무소속) 후보는 '미래'라는 카드를 꺼내 활기를 보이고 있다"고 했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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