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노트] 누구를 위한 4대강 물문화관인가

입력 2012-10-09 10:12:13

"공사가 제대로 마무리가 되지 않은 건축물에 국무총리가 참석해 화려한 개관행사를 갖고 주민들을 대상으로 개방하더니 이제는 대통령이 찾아 온다며 느닷없이 문을 걸어 잠근 채 며칠째 보수공사에 나선다니 정말 기가 찰 노릇이 아닙니까."

달성지역 일원에서 4대강의 대표적 물 관련 문화관으로 유명해진 강정고령보의 '디아크'(The ARC)를 두고 말들이 많다.

국토해양부와 4대강살리기추진본부, 한국수자원공사는 지난달 20일 대구 달성군 다사읍 죽곡리 낙동강 강정고령보 현장에서 김황식 국무총리, 권도엽 국토해양부장관과 지역 주민 등이 참석한 가운데 디아크 개관행사를 초매머드급으로 치렀다.

그런데 이번에는 이명박 대통령이 디아크를 방문할 것으로 알려지자 수자원공사 측이 부랴부랴 흠집 투성이인 디아크에 대한 '몸단장'에 나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디아크는 처음부터 논란거리가 됐다. 총 197억원이라는 국가 예산을 들이는 대규모 사업이면서도 윗선(?)에서 개관 일정을 촉박하게 잡는 바람에 불과 몇 달 만에 뚝딱 지어졌다. 결과는 불 보듯 뻔했다.

정상적인 공기가 무시된 채 어떨 땐 하루에 500여 명의 인부가 한꺼번에 투입될 정도로 초스피드 공사를 진행했다는 이야기가 건축업계에서 공공연히 나돌고 있을 정도다.

결국 주민들은 주말을 맞아 가족들과 함께 디아크를 찾았다가 발길을 돌려야 했고, 디아크에서 화려한 미술 전시 행사를 열어보기로 했던 유명 작가들마저 한쪽 구석으로 쫓겨났다.

수자원공사는 "세계적인 건축가 하니 라시드(Hani Rashid)가 설계한 디아크는 '강 문화의 모든 것을 담는 우아하고 기하학적인 건축예술품'으로 새로운 강문화 시대의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고 홍보했다. 수자원공사는 홍보에 걸맞게 디아크를 온전한 모습으로 만들어 시민들의 품에 내놓아야 할 것이다.

사회2부 김성우기자 swki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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