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서 분석·제독장비 부실…화학구조대 운영도 한 곳
구미국가산업단지 4단지 화학공장 휴브글로벌 불산가스 누출사고 피해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화학물질 사고에 대한 대처 방안과 연구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구시에 따르면 2010년 현재 대구지역 화학물질 및 제품 제조업체는 273곳이며, 유해화학물질을 다루는 업체도 369곳에 이른다.
그러나 유해화학물질을 다루는 업체 대부분이 화학물질 운반'판매업체이기 때문에 이동이나 판매 중 누출 등 사고가 발생할 경우 즉각적인 대처가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불산과 같은 유해화학물질은 분석과정 자체에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자칫 피해를 더 키울 수도 있다.
대구소방본부에 따르면 대구에서 화학구조대가 운영되고 있는 곳은 서부소방서가 유일하다. 현재 서부소방서 화학구조대가 보유하고 있는 화학구조 장비는 화학분석제독차와 화학물질분석장비 각 1대, 화학보호복 11벌, 인체'장비'방사능 제독제 각 200ℓ씩 등이다.
하지만 화학구조대가 보유하고 있는 화학물질 분석'제독 장비는 메탄, 벤젠과 같은 탄소성분을 포함한 유기화합물질만 분석'제독할 수 있다.
무기화합물질이나 탄소성분이 포함되지 않은 유기화합물질로 인한 누출 및 폭발사고가 일어날 경우엔 분석하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대처가 늦어지고 피해 또한 늘어날 수밖에 없다.
대구소방본부 관계자는 "화학물질의 종류가 수십만 개나 되기 때문에 일일이 제독제를 구비할 수 없고 소방서는 제독 이전에 인명 대피 및 구조가 우선이기 때문에 가장 간단한 제독장비만을 구비하고 대부분은 인명 구조에 투입한다"고 말했다.
게다가 유해화학구조용 장비 보유율이 가장 높다는 서부소방서조차도 법령에 적시된 31종의 장비 중 25종만 가지고 있어 보유율이 81%에 그치고 있다. 달성소방서와 북부소방서의 보유율은 61%(19종)다.
대구소방본부 관계자는 "대구시내 7개 소방서 중 화학물질 누출'폭발 사고 대처를 위한 유해화학구조용 장비를 완벽하게 보유하고 있는 곳은 한 곳도 없다"며 "예산 문제로 소방방재청의 구조 및 구급장비 기준에 100% 충족할 수 없다"고 했다.
화학물질 누출'폭발 시 방제 및 대처 방안에 대한 연구도 지역 내에서는 전무한 실정이다.
최용준 대구경북연구원 재해방제팀 책임연구원은 "구미 불산가스 누출사고도 인력과 장비, 피해 상황 파악 과정 등이 체계화돼 있었다면 피해가 이만큼 크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대처 방안 마련을 위한 연구가 시급하지만 화학물질 사고의 발생 빈도가 낮아 연구에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고 말했다.
대구 서부소방서 화학구조대 관계자는 "정부는 화학물질 취급 업체가 화학물질 누출'폭발 사고에 따른 경보체계를 마련하고 초동대처 매뉴얼을 마련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화섭기자 lhssk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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